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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단숨에 돌파…최악의 ‘에너지 위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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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09 16:49:52   폰트크기 변경      
산유국들 ‘감산 도미노’…LNG, 헬륨 등 동시다발 공급망 타격 우려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코스피가 6% 급락하며 5,200대로 마감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란의 무차별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통항이 막히면서 저장 공간 부족을 우려한 주요 산유국들이 일제히 생산량을 감축한 탓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8일 오후 6시 12분(한국시간 오전 7시 12분) 기준 17.25달러(18.98%) 급등한 108.15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오전 7시 58분쯤 111.24달러까지 치솟으며 110달러선 마저 단숨에 돌파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도 장중 고점 111.04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WTI는 지난주에 약 35% 상승하며 1983년 선물 거래 시작 이래 최대 주간 상승 폭을 경신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크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행량은 지난달 28일 미ㆍ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주일 만에 90% 줄었다. 또 국제해사기구(IMO)는 일주일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총 9건의 선박 공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도미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라크 주요 남부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량이 이전의 3분의 1 수준인 하루 130만 배럴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지난 7일 성명에서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계속된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한 위협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원유와 정제 처리량을 감축한다”고 선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라스타누라 단지가 드론 공격을 받자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생산량이 3월 내내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특히 정제유 가격을 비롯한 원유 가격은 2008년과 2022년 최고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로 인한 ‘연쇄 파동’으로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전쟁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에너지 시장에 197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충격이 가해져 그 여파가 세계 경제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으로 세계 2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카타르는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하고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전쟁, 자연재해 등 통제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규정이다. 생산 정상화에는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WSJ는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핵심 공정 소재인 헬륨의 공급이 부족해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헬륨은 천연가스 채굴의 부산물이며, 카타르는 세계 2위의 헬륨 수출국이다.

세계 식량값이 오르는 애그플레이션 위험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던 화학 비료의 공급이 끊기고 원유ㆍLNG 가격 폭등에 따른 다른 지역의 비료 생산에 제동이 걸리면서 그 여파로 농축산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갈로 파트너스의 마이클 알파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시설 확보를 위해 특수부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레바논, 러시아, 중국 등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번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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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강성규 기자
gga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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