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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임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폭사(爆死) 이후 이란 내 대미 강경파 지도부가 재부상할 경우 다시 ‘축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지도자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장을 날렸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종교지도자들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지도자로 선출했다.
모즈타바는 부친 아야톨라보다 한층 더 선명한 ‘초강경 보수’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반미 항전’의 핵심 축인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IRGC는 최고지도자 선출 직후 새 지도자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며 ‘완전한 복종’을 선언했다. 모즈타바는 IRGC에 대한 강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본인 결단에 따라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에 대한 통제권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 선출에 대해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장을 해제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이란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고,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는 ‘벼랑 끝 대결’이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공조 아래 ‘종전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어느 정도는 상호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이야기해왔다”며 “나는 적절한 시점에 결정을 내리겠지만 모든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걸프국들에 대한 기습 공격에 사과한 직후 이를 번복하고 사실상 주변국 공격을 재개했으며, IRGC 세력 소탕을 위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이라크 내 현지 민병대와의 교전 등 확전 징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안팎의 비판 여론 확산, 미국과 이스라엘 간 균열, 이란 지도부 내 혼선과 민심 등이 전쟁 양상의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유가’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혼란과 국제사회 여론 악화가 이번 전쟁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유가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SNS를 통해 “이란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단기적으로 상승한 유가도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 평화를 위해 치르는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대이란 타격 범위가 예상을 뛰어넘자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7일 이스라엘이 이란 내 연료 저장소 30곳을 타격하자 국제유가 상승을 우려한 미국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 연료 저장소는 이란 정권이 군사 기관 등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사용됐다”며 이번 공습이 정당한 군사작전이라고 항변했다.
반면 이란은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역내 전체에 걸쳐 유사한 보복 타격에 나설 수 있다”며 “이란이 보복에 나서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주변국 공격으로 전쟁의 여파가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을 넘어 항공·해상 물류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모리스 옵스트펠드는 이번 전쟁으로 유럽과 아시아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동 전쟁에서 발생하는 거시경제적 충격에 더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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