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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책선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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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1 06:00:13   폰트크기 변경      


6월3일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12ㆍ3 계엄의 날이 떠오른다. 그날 밤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는 국회와 당사 사이에서 우왕좌왕했다. 결국 90명이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투표에 불참했다. 참여한 의원은 18명.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154명은 국회 담을 넘어 비상계엄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양당의 모습도 그날과 비슷하다. 민주당이 후보 선출 절차를 차곡차곡 진행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아직도 우왕좌왕이다. 계엄에 대한 판단,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내분이 여전하다. 지도부의 태도는 지방선거보다는 ‘윤어게인’으로 통칭되는 강경 지지층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6월3일 선거가 지방선거가 아니라 자신들의 운명을 가를 총선이었더라도 이렇게 대응했을지 궁금하다.

급기야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해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 신청을 하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오 시장의 ‘배수진’에 놀란 걸까.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잘못된 12ㆍ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라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라고도 밝혔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늦었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계엄의 그날에는 못했지만, 이번에는 늦었더라도 국회의 담을 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런데 찜찜함은 남는다. 이런저런 입을 통해 ‘딴소리’가 튀어나올 가능성 때문이다. 사실 오 시장이 배수진을 치지 않았다면 결의문이 발표됐을지 의문이다. 하루 전만 해도 국민의힘에서는 ‘이기는 선거에만 나선다’느니 ‘기강을 잡겠다’라는 등 오 시장을 겨냥한 발언이 이어졌다. 결의문을 채택까지는 2시간의 난상토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여전히 계엄의 그날처럼 당사로 돌아가자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자치단체장들은 전전긍긍이다. 계엄은 윤 전 대통령이 했는데 심판은 자치단체장들이 받는 모양새다. 물론 정당 소속 정치인인 지자체장 선거에서 정치를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에서 열심히 해본들 중앙정치에 대한 평가로 당락이 좌우되는 현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기초지자체는 더욱 그렇다.

만약 국민의힘이 잡음 없이 ‘절연’이라는 결의를 지킨다면 지방선거에서 계엄 심판 이슈는 보다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도시 정책과 비전이 채울 수 있다.

특히 당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고 계엄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던 오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택된다면 서울시장 선거는 계엄이나 정치보다 서울의 도시 정책과 비전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민주당 유력주자인 정원오 후보는 3선 성동구청장을 지낸 행정의 달인으로 통한다. 두 주자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정치보다는 행정과 정책이 승부처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민선 지방자치는 30년을 넘어 어엿한 청년이 됐다. 지방자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걸맞은 선거문화와 선택도 기대해본다.


김정석 정치사회부장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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