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등 건자재 유통구조상
중소사업자간 짬짜미 조장 우려
“물가상승ㆍ경쟁력 저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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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현장.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중소사업자들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단체협상할 경우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거센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사업자들이 공정거래법 규제의 틀 밖에 놓이게 되면 사실상 중소사업자간 가격ㆍ물량 담합을 눈감아 주게 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과 기업의 경쟁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속출할 게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공정거래 제도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TF는 중소사업자가 대기업 등을 상대로 단체협상을 진행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중소사업자들의 협상을 위한 행위에 대해선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해 중소사업자들의 협상력을 크게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소사업자의 협상력 강화를 이유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중소사업자간 담합을 용인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소사업자로 구성된 자재업체들이 공정거래법의 틀에서 벗어나 자재가격을 짬짜미해 가격을 올리면 건설사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자재비 인상이 곧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물가를 끌어올리는 결과가 불가피하다.
실제 레미콘만 보더라도 중소기업 중심 구조로, 제품 특성상 운반 거리가 제한돼 인근 공장과 거래할 수밖에 없는 지역형 시장인데, 중소사업자간 가격 협의가 가능해지면 건설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제한되면서 공사비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
대부분 중소사업자로 구성된 고강도콘크리트(PHC)파일도 정해진 기준가격에서 할인율을 적용해 거래하는 구조로, 중소사업자간 담합이 이뤄지면 사실상 할인경쟁이 사라지고, 판매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도료 또한 대리점 중심 유통 구조인 만큼 가격 담합이 가능해지면 건설현장의 자재비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로 변질이 불가피하다.
중소사업자의 협상력 강화라는 정책 취지와 달리 건설현장의 비용 구조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재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중소사업자간 담합을 인정하게 되면 건설현장 전반의 비용 구조를 자극할 수 있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시장은 지역성과 공급 구조의 특성이 강하다”며 “중소사업자간 가격 협의가 곧 자재비 상승, 공사비 증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중소업체 간 연대가 물가 상승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각도로 검토해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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