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휴머노이드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한 삼성SDI. / 안윤수 기자 ays77@ |
 |
| 현대위아의 물류 로봇(AMR) 등을 전시한 SK온.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려면 높은 에너지 밀도와 강력한 순간 출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게 대비 저장 용량이 적고 발열 관리가 어려워 휴머노이드 로봇의 연속 가동 시간을 평균 2시간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최소 4시간 이상의 작동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본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6’에서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들이 공개됐다.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총 667개 기업이 참가해 자사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전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곳은 삼성SDI 부스였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인공지능)용으로 개발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처음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로봇은 구조상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인 만큼 작은 크기에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긴 사용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보행이나 동작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출력 성능 역시 중요하다. 삼성SDI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높은 안전성과 출력 성능은 물론 무게를 줄인 파우치형 폼팩터를 선보였다. 삼성SDI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독자적인 ‘무음극(Anode-less)’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리터당 900Wh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성능 평가를 진행 중으로, 내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회사는 LG전자 홈로봇 ‘클로이드’와 베어로보틱스 자율주행 로봇 ‘Carti100’을 전면에 배치하며 배터리 기술을 소개했다. 로봇에는 긴 주행거리와 급속 충전, 고출력 성능이 요구되는 시장을 겨냥한 하이니켈 기반 ‘2170 원통형 셀’이 탑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현재 개발 중인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모듈도 함께 공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항공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적용 분야에 따른 차별화 전략도 주목된다. 에너지 밀도 요구가 높은 로봇 등 신규 시장에는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 안정성이 중요한 전기차 시장에는 ‘흑연계 기반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온 부스에서도 로봇 적용 사례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SK온은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위아의 물류 로봇(AMR)을 전시하며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실제 해당 로봇은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생산 거점에 도입돼 물류 자동화에 활용되고 있다.
SK온은 현대위아의 로봇 생태계 파트너로서 물류 로봇뿐 아니라 모바일 피킹 로봇(MPR)과 주차 로봇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로봇을 비롯한 신규 애플리케이션 확대에 맞춰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계풍 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