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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대한경제 DB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은 조합 설립부터 착공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다. 그런데 그 긴 시간 동안 대통령과 지자체장은 여러 차례 바뀐다.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왔다. 오는 6ㆍ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비업계가 또다시 긴장하는 이유다.
도시정비사업 정책은 수장에 따라 급변해왔다. 2010년대 초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대규모 정비사업 대신 도시재생 정책을 중심에 두며 다수의 뉴타운 구역을 해제했다. 한창 사업을 추진 중이던 조합들은 하루아침에 동력을 잃었다.
오세훈 시장이 2021년 보궐선거로 복귀하면서 흐름이 다시 바뀌었다.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공급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신통기획은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며 본궤도에 올랐고, 압구정ㆍ여의도ㆍ성수 등 핵심 사업지들이 잇따라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개발ㆍ재건축 규제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0ㆍ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묶였고,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 줄었다. 동시에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 정비사업 정책의 온도차는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정비사업 공약을 내놓기 시작했다. 정원오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오 시장의 신통기획에 대해 “착공까지 챙기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기획에 더해 착공까지 책임지는 ‘착착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원오 예비후보가 신통기획의 한계를 지적하며 ‘착착 개발’을 대안으로 내세운 것은 단순한 공약 경쟁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이 교체될 경우 서울 정비사업의 방향 자체가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신호라는 의미다. 박원순 전 시장의 뉴타운 해제,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 도입이 그랬듯,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는 수십만 조합원의 사업 일정과 비용 부담에 직결된다.
정비사업 조합들이 속도전에 나서는 데는 규제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 정비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이주비 대출과 조합원 지위양도 규제다. 6·27 대책 이후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이주 지연이 현실화하고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조합원 지위양도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실수요 조합원의 자금 유동성 위기까지 겹쳤다. 두 규제 모두 국토부와 금융당국 소관이라 서울시장 권한으로 직접 풀기 어렵지만, 선거 국면에서 조합들의 압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A신탁사 관계자는“현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우호적으로 보지 않다 보니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며 “조합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사업은 본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조합 관계자도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ㆍ속도ㆍ공급 규모까지 좌우하는 변수”라며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지면 사업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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