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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구, 동맹 고려하되 국익 중심으로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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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5 16:19:00   폰트크기 변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안전을 명분으로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으로선 동맹국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있지만, 이번 사안은 무엇보다 국익을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한국도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곳 해상 안전은 우리 경제와 직결되는 문제다. 지난 2020년에도 중동 긴장이 고조되자 한국 정부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을 주무대로 파견된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시켜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맡긴 바 있다. 당시 ‘작전지역이 변경됐기 때문에 헌법이 요구하는 국회 동의를 얻어야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정부는 파병 동의안의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 지시되는 해역 포함’ 문구를 근거로 국회 동의를 피했다. 이미 파병된 부대의 작전구역 조정에 불과해 ‘새로운 파견’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지금 상황은 성격이 다르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사실상 전쟁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청해부대가 그곳에서 다국적 군사 작전에 참여하게 되면 그것은 해상안전 활동을 넘어 분쟁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란과의 외교 관계, 중동 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의 안전 등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 정책의 최종 기준은 국익이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투입이 ‘한국 선박과 국민 보호’라는 본래의 파병 목적을 넘어 군사적 개입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동맹의 요구를 고려하되 외교적 부담과 안보 위험을 종합적으로 따져 우리의 역할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파병 여부와 그 범위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국회 논의를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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