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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실거주 가능’ 홍보했더라도… 대법 “계약금 반환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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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6 11:10:02   폰트크기 변경      
“주거 불가 인식하고 계약 체결… 시행사 책임 없어”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현행법상 주거 목적으로 쓸 수 없는 생활숙박시설의 분양 홍보 과정에서 ‘주거’나 ‘거주’ 등의 표현이 일부 사용됐더라도 건물의 법적 성격과 용도 제한이 충분히 안내됐다면 계약 취소 사유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전 대법관)는 A씨 등 생활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이 시행사인 B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흔히 ‘레지던스’라고 불리는 생활숙박시설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생활숙박시설이 불법ㆍ편법으로 주거 용도로 쓰이는 사례가 늘자 정부는 202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생활숙박시설은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이라고 명시했다.

A씨 등은 2021년 1~2월 서울 서초구의 한 생활숙박시설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각 호실마다 계약금 4000만~8000만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B사는 중도금 대출 미상환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했다.

그러자 A씨 등은 B사가 분양 당시 ‘주거용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취지로 홍보해 착오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B사가 A씨 등에게 실거주 가능성에 대한 착오를 일으켰는지가 쟁점이 됐다.

1ㆍ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해당 건물이 생활숙박시설로 일반적인 거주용 주택과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B사 홍보자료에서 해당 건물이 주택과 다른 생활숙박시설임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 과정에서도 주택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여러 차례 명시해 A씨 등의 착오가 B사로부터 유발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였다.

반면 2심은 “A씨 등이 건물의 용도에 대해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B사가 광고나 상담 등을 통해 실거주를 할 수 있다고 광범위하게 홍보한데다, 생활숙박시설을 숙박업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게 금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A씨 등에게 그런 사정을 알리지 않아 착오를 유발했다는 게 2심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분양 홍보물에 ‘주거’, ‘거주’ 등의 문구가 일부 사용되기는 했지만, 동시에 ‘법적 용도는 숙박시설’, ‘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종부세ㆍ양도세 중과 배제, 전매 무제한, 1가구 2주택 무관’ 등 생활숙박시설로서 일반 주거용 건축물과 차이가 있다는 정보 역시 비교적 상세히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활숙박시설은 제도 도입 당시부터 건축법상 영업시설군에 해당돼 용도변경을 하지 않는 한 주거 용도로 쓰는 게 금지돼 있었고, 실제 주거 용도로 쓰인 일부 사례도 행정기관의 관리ㆍ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것일 뿐 제도적으로 허용된 것은 아니었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계약서에 해당 건물이 ‘생활숙박시설’이라고 명시돼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불이익은 수분양자들이 부담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점 등을 근거로 “계약 당사자들은 해당 건물을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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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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