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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참전”vs“동맹 흔들려”…트럼프 파견 요청 ‘딜레마’ 처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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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6 16:42:13   폰트크기 변경      
파견시 인명피해ㆍ여론악화 부담…거부시 관세ㆍ동맹 압박 우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전 최대 이슈로 부상한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하면서 우리 정부도 중대 국면을 맞이한 모양새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파견 요청 국가(한국ㆍ중국ㆍ일본ㆍ영국ㆍ프랑스) 중 유일한 ‘비동맹’국인 중국을 시작으로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또 ‘리스트’에 오른 국가들의 주저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주 내 ‘호르무즈 연합’ 구성 계획을 표명하며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존 5개국에 2개국이 늘어난 ‘7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와 이란 공격에 대비한 연합 참여를 요구했으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참여 국가를 묻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있고,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답했다.

또 중국을 콕 집어 석유의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며, 요청에 응하지 않을 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딜레마’에 처한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란의 호루무즈 봉쇄 무역화를 위한 합동작전이 현실화될 경우 ‘군사작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큰만큼 사실상 ‘전쟁개입’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란 등 관련국들과 관계 악화는 물론 국내외적 여론 악화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작전 위험도가 높아 인명이나 전력 피해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견 방식과 절차 등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경우 ‘정쟁화’와 ‘국론분열’에 휩싸일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반면 파견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관세’를 필두로 ‘주한미군 전력’, ‘한미원자력협정’ 등 동맹관계를 좌우할 카드를 쥐고 있는 미국의 압박이 한층 더 거세질 공산이 크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유럽과 중국을 겨냥해 “미국과 달리 걸프 지역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만약 아무런 대응이 없거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16일 서울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청와대는 일단 정식 파병을 요청받은 단계가 아닌 만큼 미국 정부와 일본 등 주변국들의 대응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의 발언 수위가 하루 만에 한층 더 높아지며 공식 파견 요청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단서로 단 ‘바라건대(Hopefully)’ 등의 표현을 생략하며 요구를 더욱 노골화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19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가시화된 파견 요구와 일본 측 대응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파견을 위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중론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파견이 결정될 경우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트럼프 1기인 2020년 당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자,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혀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국회에 제출된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명시된 파견지역은 아덴만 해역 일대여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활동하려면 국회 비준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어 별도 절차없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독자 작전이었지만 이번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청해부대의 임무가 근본적으로 달라져 별도의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전투 개입 가능성 큰 지역에 우리 군을 파병하는 중대한 결정에 해당한다”며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인 사안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에는 전쟁 상황이고 또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법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면서도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 생각하고, 우리 국익 차원에서도 낫다”는 의견을 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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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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