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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탐사장비 ‘최소성능 기준’ 마련…업계 “용도별 유연한 기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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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8 06:00:15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민수 기자] 최근 도심지 지반침하(땅꺼짐) 사고가 잇따르며 지하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지반탐사장비의 성능과 업체를 검증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다. 성능 기준 표준화, 전문기관 등록기준, 성능 검사 등을 통해 지반탐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일각에서는 최소한의 성능 기준을 두면 오히려 장비 기술 개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안전관리원은 최근 ‘시설물 점검ㆍ진단장비 및 지반탐사장비 성능검사제도 도입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지하탐사 전문기관 및 장비 관리제도 개선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선안은 지반탐사 물량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장비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제2차 국가지하안전관리 기본계획(2025∼2029)’에 따르면 관리원의 공동조사 규모는 매년 4200㎞로 확대돼 오는 2029년까지 총 2만㎞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동안 성능 검증 없이 탐사가 진행되면서 신뢰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 〈대한경제〉가 한국공동탐사협회와 함께 지난해 나라장터에 공고된 전국 112개 기관의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용역 126건을 분석한 결과, 장비조차 보유하지 않은 업체가 낙찰받은 건수가 절반이 넘는 74건(58.7%)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관리원은 수준 미달 장비의 시장 유통을 차단하고, 국가 차원에서 탐사 장비의 성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한국구조물진단유지관리공학회를 통해 연구용역을 진행해왔다. 관리원은 공청회에서 나온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한 뒤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개선안의 골자는 △GPR 장비의 최소 성능 규정 △지반탐사 전문기관 등록기준 신설 △지반탐사장비 성능검사제 도입 및 성능시험장 구축 등이다.

우선 장비 제조사별로 상이했던 성능 기준을 표준화한다. 차량형 GPR은 최소 8채널 이상, 핸디형은 4채널 이상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안테나 중심 주파수는 400㎒ 이상, 가탐 심도는 1m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30㎝ 이상의 공동을 찾아낼 수 있는 성능을 입증해야 한다. 현재는 이러한 최소 성능에 대한 공통 기준이 없는 상태다.

전문기관 등록기준도 엄격해진다. 지반탐사 전문기관으로 등록하려면 1억원 이상의 자본금과 토질ㆍ지질 분야 숙련 기술인력 4명 이상(특급 1명, 중급 1명, 초급 2명 이상)을 보유하도록 한다. 장비 역시 차량형 및 핸디형 GPR, 포터블 천공기, 공내영상촬영 장비를 각 1대 이상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성능 검사는 기본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일반검사’와 탐사 정밀도에 따라 3단계 등급을 부여하는 ‘성능검사’로 이원화해 우수 장비 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증센터 내에 성능시험장을 구축, 다양한 포장 환경과 심도별 이상체를 배치해 실제 고속 주행 시험이 가능하도록 한다.

장비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7.1%가 성능검사제도 도입에 찬성하며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안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동탐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도, 협소로, 보도 등 용도별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해 공동을 찾아내는 분석 능력”이라며 “주파수나 채널 수 등 물리적인 성능범위를 고정한다면 오히려 다양한 기술 개발을 가로막을 수 있는 만큼 용도에 맞춘 유연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연구를 수행한 최하진 숭실대 교수는 “주파수 등 최소기준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더 우수한 장비가 현장에 쓰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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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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