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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시선을 해부하다”…LG 구겐하임 어워드, 트레버 페글렌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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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8 15:12:01   폰트크기 변경      

2026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 트레버 페글렌 /사진:주LG
트레버 페글렌 작가의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 이미지넷의 얼굴들 /사진:주LG
트레버 페글렌 작가의 영상과 퍼포먼스 작품 사이트 머신/사진:주LG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LG가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서 ‘책임 있는 AI’ 담론을 한층 끌어올렸다. LG와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의 올해 수상자로, AI와 감시 기술의 권력 구조를 집요하게 탐구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 트레버 페글렌이 선정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상은 ‘LG 구겐하임 아트 & 테크 파트너십’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예술적 혁신을 이끈 작가에게 상금 10만 달러와 트로피를 수여한다. 수상자 선정은 LG의 관여 없이 국제 심사단이 독립적으로 진행한다.

심사단은 페글렌에 대해 “거대언어모델(LLM)과 현대 AI 시스템의 등장 이후, 기술이 인간의 인식과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확장해 온 작가”라며 “공적 책임과 윤리적 가치를 환기한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페글렌은 지리학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로, AI와 디지털 기술이 내포한 감시·권력 구조를 사진, 영상, 설치 작품으로 시각화해왔다. 대표작 ‘Faces of ImageNet’(2022)은 AI의 이미지 분류 알고리즘을 역으로 활용해 데이터 편향과 차별 문제를 드러낸 작품으로, 관객이 직접 참여해 AI의 판단을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또 다른 작품 ‘Sight Machine’(2017)은 공연을 AI의 시선으로 재구성하며, 기술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나아가 군사·감시 인프라를 촬영하거나, 기능 없는 예술적 위성 ‘Orbital Reflector’를 실제 우주에 띄우는 등 기술 권력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속해왔다.

페글렌은 맥아더 펠로십(2017)과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2018)을 수상하며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퐁피두 센터 등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수상은 LG의 AI 전략과도 맞물린다. LG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EXAONE)’ 개발 과정에서 위험 분류 체계를 적용하는 등 ‘책임 있는 AI’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 이행 현황을 공개하고,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기술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해왔다.

LG 관계자는 “페글렌의 작업은 기술의 윤리성과 사회적 영향에 대한 LG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며 “인간 중심의 AI를 구현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의 기반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라고 밝혔다.

수상자인 페글렌은 “이미지와 알고리즘, 기술 인프라는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를 형성하는 주체가 됐다”며 “예술가들이 기술과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G와 구겐하임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5월 뉴욕에서 열리며, 페글렌은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LG는 행사에서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지원해 예술 작품의 표현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LG와 구겐하임의 파트너십은 단순 후원을 넘어 학술적 기반 구축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전담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기술 기반 예술 연구와 전시를 지속하며, 글로벌 ‘아트 & 테크’ 담론을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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