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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장기화 대비…자원안보위기 경보 ‘주의’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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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8 15:28:04   폰트크기 변경      

관심 단계 발령 후 13일만
3ㆍ4단계 격상 시 민간 수요제한조치도 가능


사진:연합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관심(1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격상했다. 지난주 ‘석유최고가제’라는 비상조치를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층 강화된 수급 관리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원유 수송 여건 악화 등 공급망ㆍ무역ㆍ산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18일 오후 3시부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관심’ 단계가 처음으로 발령된 지 13일 만의 추가 조치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ㆍ주의ㆍ경계ㆍ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 자원 수급의 위기 상황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 고려해 발령한다.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정부의 원유 공급 확대 및 수요관리 방안이 강화된다. 국제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물량 확보, 해외 생산분 도입 등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한국에 할당한 2246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이 수립 중이다. 수요 관리도 강화한다. 관계부처 협조를 통해 공공분야에 대한 의무적 에너지 절약대책, 민간분야에 대한 자발적 캠페인 등을 시행한다.

다만, 천연가스의 경우 재고량이 법정 의무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관심’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이미 상당 부분 추진 돼왔던 정책들이다. 관건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계’ 및 ‘심각’ 단계로의 추가 격상 여부다. 최고 단계 격상 시 정부는 수급안정을 위한 강제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여기엔 석유 사용을 특정 기간ㆍ용도에 따라 제한하는 조정 명령도 포함된다.

에너지 분야 한 전문가는 “석유최고가제는 사실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나 검토할 법한 조치인데, 이미 시행되고 있다. 수요를 직접 제한하는 조치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면서 “공급단을 규제하는 것과 수요를 통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 정부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요 억제책을 이미 공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5부제 혹은 10부제 등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행정ㆍ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2부제처럼 민간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향이다. 민간 분야의 차량 부제는 1991년 걸프전쟁으로 국제유가 폭등 당시 10부제 이후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

정부는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장관은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며, 원유수급과 민생 안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국민들도 현 상황에 관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브렌트유 나흘 연속 100달러선

국내 기름값은 일주일 연속 하락세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석유최고가격제가 시행 중인 국내 주유소에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일주일째 하락세다.

18일 유럽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한국시간 15시 기준 배럴당 100.93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2ㆍ13일과 16ㆍ17일 등 나흘 연속 100달러를 상회했다. 국제 원유 수송선의 약 25%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일부 봉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에 들어간 여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마무리 단계” 발언 이후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90달러 중후반선을 유지하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전국 주유소의 유류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 당 1899원이었는데, 18일 15시 기준 1825원까지 내려왔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2일 이후 6일 연속 내림세다.

경유 가격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 1919원에 달했던 경유 평균 가격은 이날 1823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16일부터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역전 현상도 해소됐다.

이 같은 현상은 석유최고가격제 때문이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도입한 최고가격제 아래에서 정유사들이 상한선보다 낮은 가격으로 석유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 물량이 전국 주유소에 본격적으로 유통되면서 소비자 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 공급망 안정화를 지원하고, 석유 최고가격제 안착 및 에너지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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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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