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5인 선임에 자문사 7곳 전원 찬성
최윤범 회장 재선임은 찬반 의견 엇갈려
국민연금이 표심이 결과 좌우할 가능성
![]() |
|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연합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닷새 앞두고 경영권 공방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7곳의 권고가 모두 나온 가운데,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이 같은 보고서를 두고도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며 주주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양측 보도자료를 종합하면, 이번 주총 핵심인 이사 선임 수에 대해서는 ISSㆍ글래스루이스ㆍ한국ESG기준원(KCGS)ㆍ서스틴베스트ㆍ한국ESG연구소ㆍ한국ESG평가원ㆍ한국의결권자문 등 7곳 모두 고려아연 측 ‘이사 5인 선임안’에 찬성하고 영풍ㆍMBK 측 ‘이사 6인 선임안’에 반대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2인 확대안도 전원 찬성이다. 이사 5인 선임은 9월 시행되는 개정 상법에 맞춰 분리선출 감사위원 1인을 추가 선임할 자리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다.
반면 최윤범 회장 재선임에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ISS는 이번 분쟁의 본질이 실적이 아닌 지배구조에 있다고 보고 반대를 권고했다. 경영권 방어 과정의 고가 자사주 공개매수,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 이사회 숙의 없는 대규모 투자 결정 등을 문제 삼았다. 최 회장 재선임에 반대하면서도 영풍ㆍMBK 측 후보 3인(박병욱ㆍ최병일ㆍ이선숙)과 고려아연 측 후보(황덕남), 크루서블JV 추천 후보(월터 맥랠런)에는 찬성을 권고했다. 이사회 내 균형 잡힌 대표성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KCGS도 최 회장 재선임 반대에 합류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5669억원을 투자하며 사실상 단독 LP(출자자)로 참여한 점, 자본잠식 상태의 이그니오홀딩스를 5820억원에 인수하면서 부실 실사가 이뤄진 점 등을 지적했다. 금감원이 회계처리기준 위반 동기를 ‘고의’로 보고 감리 중인 상황도 리스크로 꼽았다. KCGS는 감사위원 후보 2인(김보영ㆍ이민호)에도 전원 반대를 권고하며 감시의무 소홀 책임을 물었다.
이런 ISSㆍKCGS의 권고는 최 회장 측에 부담이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의결권 4.9%를 보유하며 주총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데, 그간 KCGS 권고를 상당 부분 참고해왔기 때문이다. 2월 말 기준 의결권 비율은 영풍ㆍMBK 연합 42.1%, 최 회장 측(특수관계인ㆍ크루서블JVㆍ한화 합산) 38.8%로 격차가 3.3%p에 불과하다. 집중투표에서도 ISSㆍKCGS 권고를 따르는 기관투자자들이 최 회장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경우, 고려아연 측의 이사회 장악과 별개로 정작 최 회장 본인의 득표가 약해질 수 있다.
글래스루이스ㆍ서스틴베스트ㆍ한국ESG연구소ㆍ한국ESG평가원ㆍ한국의결권자문 등 5곳은 최 회장 재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특히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3년간 고려아연은 안정적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경영 연속성 유지가 기업가치에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의결권자문은 고려아연이 제52기에 영업이익 1조1795억원을 기록하며 44년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한 점, 자사주 1조6000억원 소각과 4078억원 배당 등 주주환원 실적을 긍정 평가했다.
나머지 안건에 대해선 양측 해석이 엇갈린다. 고려아연 측은 KCGS가 이사 5인 선임ㆍ감사위원 확대ㆍ소수주주 보호 정관 명문화 등에 찬성한 점을 부각했다. 영풍은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주총의 본질은 경영능력 비교가 아니라 최윤범 회장 중심의 왜곡된 지배구조 문제”라며 실적 비교는 논점 흐리기라고 반박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 6개 펀드에 대한 고려아연의 평균 출자 지분율이 96.7%에 달해 통상적 LP 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새로 제기했다.
양측은 의결권 자문사 대응과 별개로 명분쌓기 경쟁도 치열하다. 고려아연은 주총을 앞두고 희토류 회수 기술 개발, 인듐 공급망 역할, 반도체 황산 국내 최대 생산 등 핵심소재 역량을 부각하는 자료를 잇달아 내놓으며 경영 연속성의 당위를 강조하고 있다. 영풍ㆍMBK 측은 사익편취 구조 비판, 안보 프레임 반박 등 거버넌스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주총 결과와 무관하게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주총에서 어느 시나리오가 되든 영풍·MBK 이사가 기존 4명에서 6명 안팎으로 늘어나며 견제력은 강화되지만,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지킬 것으로 분석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