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개정안 고시…본격 시행
시설 안전성ㆍ연속성 등 확보 기대
건축인허가 제도 등 해결과제 관건
![]()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평택시 제공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계 없음) |
[대한경제=김민수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반도체 팹(공장)과 AI(인공지능) 시대의 심장으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몰아치는 가운데 반도체 팹, 데이터센터 등이 지진 등의 재해에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기준이 마련됐다.
산업시설의 안전 패러다임을 단순한 건물 붕괴 방지에서 지진 후에도 정상 작동하는 운전 지속성으로 전환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 및 대한토목학회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설비(산업환경) 설계기준(KDS 33 00 00) 및 설비(산업환경) 표준시방서(KCS 33 00 00)’ 개정안을 최종 고시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안은 산업환경설비 전체 시스템의 기능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구조설계 체계를 확립하고, 산업시설 특성에 최적화된 내진성능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한 게 핵심이다.
특히 지진이 발생했을 때 내부의 정밀 장비가 단 1㎜의 오차도 없이 가동을 멈추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는 찰나의 멈춤만으로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는 산업시설에 특화된 별도 기준이 없어 설계 현장에서는 고육지책으로 해외 기준을 준용해 왔으나, 이번 개정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명확한 기준에 따라 시설의 안전성과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이 기준은 지난 2022년부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건설기준센터를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기존 건축구조기준과의 정합성 문제 등으로 한동안 제정이 지연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다가 2023년 토목ㆍ건축ㆍ설비 전문가들을 동수로 참여시킨 기준위원회가 꾸려지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심의와 행정예고를 거쳐 최종 시행됐다.
다만 이 기준은 실제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건축 인허가 제도와의 충돌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건축법상 모든 건축물의 구조설계와 확인은 건축구조기술사의 날인이 필수적인데, 기술적으로는 산업시설 전용 기준이 마련됐지만, 행정적으로는 여전히 일반 건축물에 적용되는 건축구조기준을 따라야 하는 이중 규제 구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토부 차원에서 건축법 시행령이나 관련 고시를 개정해 산업환경시설에 대해선 이번에 제정된 기준을 우선 적용하거나 인허가 특례를 인정해 주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기증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데이터센터나 에너지시설, 로봇 생산시설처럼 공정 유지가 생명인 산업시설들이 지진 발생시에도 생산 라인을 그대로 가동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준은 설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주들이 산업시설에 대한 기준을 따르고 싶어도 인허가 과정에서 다시 일반 건축구조기준을 맞춰야 하는 이중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적 장벽을 개선하는 것이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km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