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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차는 24시간 일하는 로봇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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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9 14:40:47   폰트크기 변경      

배터리 2개 달고 스스로 교체까지
부품 고장나도 수 분 내 현장 복귀
미래 소프트웨어 감당 여부 ‘숙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8일(현지시간) 진행한 온라인 기술 토론회 ‘산업용 휴머노이드 설계의 형태와 기능(The Form and Function of Enterprise Humanoid Design)’./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쉬지 않는 로봇”을 주문했고, 이 조건 하나가 아틀라스의 배터리ㆍ외형ㆍ냉각ㆍ정비 방식을 전부 바꿨다. 생김새가 인간과 멀어진 대신 고장나거나 배터리가 바닥나도 수분 이내 현장에 복귀 가능한 효율을 갖춘 것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8일(현지시간) 진행한 온라인 기술 토론회 ‘산업용 휴머노이드 설계의 형태와 기능(The Form and Function of Enterprise Humanoid Design)’에서 크리스 손(Chris Thorne) 하드웨어 혁신 디렉터는 “연속 가동이 가장 중요했는데, 특히 현대차의 영향이 컸다”며 “현대차는 언젠가 완성차 조립라인에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며, 거기선 멈추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4시간 일해야 한다는 조건은 가장 먼저 배터리 구조를 바꿨다. 배터리를 로봇 안에 넣고 급속충전하려는 계획 대신, 배터리 2개를 탑재해 로봇이 스스로 교체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배터리 하나를 사용하는 동안 다른 하나를 교체한다면 가동을 멈출 필요가 없어서다. 로봇이 손으로 직접 교체할 수 있도록 배터리를 바깥에 노출하는 설계를 택했다.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구동장치)도 24시간 가동에 맞춰 자체 개발했다. 크기가 작고, 지표에 따라 시판 제품 대비 2~5배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어깨와 엉덩이, 상완과 허벅지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덕분에 로봇 전체가 대형ㆍ소형 두 종류 모터만으로 구성됐고, 고장에 대비한 여유 부품도 2종만 확보하면 된다.


손 디렉터는 “액추에이터에 투자하면서 로봇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했고, 작업 라인에서 고장나면 곧장 같은 제품으로 갈아 끼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쿠세오(James Cuseo) 컴퓨트ㆍ센싱 기술 디렉터도 “아틀라스는 고장나도 수 분 내에 수리해서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부품을 공용화해 정비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 전략과 비슷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사진: 연합

냉각도 가동 연속성을 고려해 결정됐다. 고출력 모터는 열이 많이 나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선풍기(팬)를 달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아틀라스는 머리에 단 1개의 팬만 부착했고, 대신 팔ㆍ다리 바깥에 냉각핀을 붙이면서 자연 바람으로 열을 식힌다. 팬이 없으니 소음이 없고, 고장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런 설계 판단들이 겹치면서 아틀라스는 테슬라 옵티머스나 피규어 같은 경쟁사 로봇과 확연히 다른 외형을 갖게 됐다. 애런 애브로프(Aaron Abroff) 산업디자인 총괄은 “우리는 휴머노이드의 능력은 추구하지만 휴머노이드의 외형은 추구하지 않는다”며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이 로봇의 모양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았다. 손 디렉터는 “2026년에 하드웨어를 설계하면서 2028년, 2030년에 어떤 동작이 가능해질지 예측해야 한다”고 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지금 만든 하드웨어가 미래 소프트웨어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부품 단위로 빠르게 교체ㆍ재설계할 수 있는 모듈화 구조가 이 리스크를 줄여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아틀라스 양산 버전을 제조 중이며, 연내 현대차 로봇훈련시설(RMAC)에 배치할 예정이다. 실제 생산라인 투입은 2028년이 목표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은 아틀라스 공개 이후 급등세다. 2021년 현대차그룹 인수 당시 기업가치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출자 내역을 근거로 한 추산치는 약 30조원에 이른다. 증권가 일부에서는 향후 기업가치를 100조원대로 보기도 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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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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