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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금지’ 쇼크] HD현대로보틱스ㆍSK에코플랜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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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22 08:57:35   폰트크기 변경      
IPO 올스톱 위기…자금조달 전략 수정 불가피,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사정권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재계가 기업공개(IPO) 추진 전략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모ㆍ자회사 중복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후 상장)’을 금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아서다. 상장을 추진했던 대기업 계열사의 ‘IPO 가시밭길’이 예상돼 앞으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보스턴다이나믹스, 한화에너지, DN솔루션즈 등 상장을 추진 중이던 대형 계열사들이 중복상장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정과 방식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자금 조달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가 작년 7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글로벌 로봇 산업 박람회 ‘오토매티카 2025’에서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사진:HD현대로보틱스 제공


당초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이 유력했던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 규제 강화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HD현대가 지분 81.82%를 보유한 HD현대로보틱스는 기업가치가 최대 8조원대에 달하는 대어로 꼽히지만,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른 주주 반발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HD현대 측은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으로 시장과 소통하겠다”며 “HD현대로보틱스 IPO와 관련해서는 아직 변동된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기한 내 상장이 시급한 SK에코플랜트는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프리IPO로 1조원을 조달하며 올해 7월까지 상장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조차 하지 못했다. 사실상 기한 내 상장이 물건너가면서 모회사인 SK㈜가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거나 FI들과 투자금 회수 방안을 재협의하는 등 플랜B 마련에 분주하다. 현재 SK㈜가 67.6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규제의 칼날은 해외 상장을 준비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초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상장 당시 불거졌던 중복상장 논란이 재점화될까 우려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현대차는 올해 CES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ㆍ스팟 등 로봇군단을 공개하면서 연초 29만원선이었던 주가가 한때 장중 59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CES 2026에서 IPO와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한 것 역시 국내외 투자자들의 부정적 여파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미 LS가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하다 주주가치 훼손 비판에 직면해 철회를 결정한 선례가 있는 만큼, 현대차 역시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 여파로 인해 대형 IPO 건들이 잇따라 무산되는 ‘철회 도미노’ 현상을 우려한다. 기업들은 공모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대신 전략적 투자자(SI)나 사모펀드(PE) 등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프라이빗 딜(Private Deal)로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한 규제 의지로 인해 상장 문턱이 높아진 만큼, 기업들이 무리한 상장보다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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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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