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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환율 1500원 돌파, 경제 안보 위한 ‘발상의 전환’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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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23 09:33:03   폰트크기 변경      

대한민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라 여겨졌던 환율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며 가계와 기업 모두에 전례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리고 우리 내부의 고질적인 외환 구조 문제가 맞물린 결과다. 통계적으로 보면 지난 60년간 원·달러 환율은 약 86%의 확률로 꾸준히 우상향해 왔다. 1960년대 달러당 200원대에서 시작한 환율이 오늘날 1500원에 이른 것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가진 구조적 취약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지표다. 한국은 에너지의 100%를 수입하며 그중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무역의존도는 75%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이처럼 대외 변수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에서 달러가 국제 결제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상시적인 환율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과거의 관성에서 완전히 벗어나 환율 안정을 위한 근본적이고 파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외환보유고를 1조 달러까지 비축해야 한다. 현재 약 4200억 달러 수준인 외환보유고는 세계 9위권이라지만, 대외 의존적인 우리 경제의 덩치를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우리는 외환보유고를 1조 달러까지 비축하여 어떤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철갑 방어벽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외환보유고의 약 95%가 미국의 주식과 채권 같은 간접 투자에 쏠려 있다. 다.

둘째 정부는 한미통화스와프 600억 달러, 한일통화스와프 700억 달러 체결을 이끌어내야 한다. 통화 스와프는 단순한 금융 계약을 넘어 국가 간의 강력한 경제 혈맹을 의미하며, 이는 고환율 시대에 원화의 가치를 지탱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국 내에 직접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2026년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6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완공하고, 현대차가 30조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3월 17일 대미투자 3500억 달러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투자를 국가적 외환 안보와 결합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기업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만 한다. 2026년 기준 한국의 국채만의 부채율은 52% 수준이지만, 군인 및 공무원 연금, 공기업 부채 등을 포함한 광의의 국가 부채율은 GDP 대비 18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MF가 위험 수위로 분류하는 국채만의 부채율 60%는 2029년이다. 확대재정은 대외 신뢰도를 하락시켜 환율 상승의 이유가 된다. 2026년 한국의 통화량은 GDP대비 154%, 미국은 74% 정도다.

넷째 정부는 세계 평균 정도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 대학생 및 청년 취업률이 43.6%다.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미국, 베트남, 인도로 공장을 옮기는 상황에서 국내 고용 시장이 심각하다. 국회는 OECD 평균 법인세 21%로 인하, 노사의 균형 잡힌 노동정책 등으로 국내 자본의 유출을 막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적 대응만큼이나 개인의 자산 방어 전략도 글로벌 시각으로 전환돼야 한다. 전 세계 시가총액에서 미국 비중은 60%, 한국은 3% 내외다. 환율이 오르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모든 자산을 원화로만 보유하는 것은 자산 가치의 동반 하락을 가져온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개인 자산의 최소 30% 정도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의 우량 주식이나 나스닥 지수, 금 등 달러 기반 자산으로 분산하여 환율 리스크에 대비해야한다. 환율 상승은 결국 수입 물가 인상을 초래해 국민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확충과 한미·한일통화스와프 체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개인 역시 글로벌 시각에서 자산을 관리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환율 1500원 위기가 우리 경제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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