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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용역 낙찰하한율 23년 만에 인상] ④원칙은 실비정액가산방식…현실에선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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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23 06:00:53   폰트크기 변경      
사업대가 기준 '무력화'

실비정액 기준보다 예가 낮게 책정
공사비요율 적용…수주금액 하락


[대한경제=최지희 기자]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사업대가의 기준’은 명확하다. 대가 산출은 실비정액가산방식이 원칙이라고 못 박고 있다. 실제 투입되는 기술자의 등급별 인건비ㆍ간접비ㆍ기술료를 합산해 대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이 채택한 방식과 사실상 같다.

문제는 원칙이 실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른바 ‘구조적 무력화’는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발주처가 예정가격을 실비정액 기준보다 낮게 책정하는 관행이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엔지니어링사업 대가기준 고시 대비 실제 기초금액 비율이 80% 미만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후 낮게 잡힌 예정가격에 80%대의 낙찰하한율이 다시 적용된다. 두 단계를 거치면 실제 수주 금액은 적정 대가의 60~70% 수준까지 내려간다.

마지막으로 계산이 복잡한 실비정액가산방식 대신 공사비요율방식이 적용된다. 발주처가 선호하기 때문인데, 원칙 대신 예외규정이 적극 활용되는 셈이다. 작년 12월 엔지니어링사업자가 견적서 등을 제공해 거래 실례가격 추산이 가능한 경우 실비정액가산방식 적용을 의무화했지만, 발주처는 꿈쩍하지 않는다.

이웃 일본은 같은 원칙 아래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매년 임금실태조사 기반으로 ‘건설컨설턴트 기술자 단가’를 갱신ㆍ발표해 대가기준에 시장 임금이 반영되도록 했다.

업체 선정 방식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본은 기술용역에 프로포절(제안)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가격 경쟁이 아니라 기술을 먼저 평가하고, 용역비는 1순위 업체와 협상으로 결정한다. 가격은 선정 단계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엔지니어링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기술자의 등급과 투입 시간으로 대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고급기술자를 많이 투입할수록 높은 대가를 받는 구조다. 기술인력이 기업의 핵심 자산이 되는 유인이 제도 안에 녹아 있는 셈”이라면서 “반면 한국 기업은 낙찰가 안에서 인건비를 어떻게 압축하느냐는 생존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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