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AI가 생성한 이미지 |
이는 같은 파이를 두고 ‘누가 얼마를 가져갈 것인가’의 게임이다. 노조가 제시한 해법은 단순명료하다. 성과급 상한 폐지, 이익의 20% 배분. 이 요구는 설득력이 있는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투자와 경쟁이라는 ‘미래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현재 중심의 계산식이어서다. 노조에 묻고 싶다. “당신들이 진짜 지키고 싶은 것은 올해 성과급 액수인가, 아니면 10년 뒤에도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는 당신들의 일터인가.”
그러나 경영진 역시 깨달아야 한다. 재계 일각에선 “지금 파업은 자해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불완전하다. “자중하라”는 말은 감정엔 통하지만, 구조는 바꾸지 못한다. 초격차 기술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의 ‘몰입’에서 나오며, 불투명한 보상 체계는 인재 유출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구멍을 만든다. HBM4 라인 가동을 멈추는 타이밍 리스크는 엔지니어 사기 저하를 넘어 개발·양산 지연으로 이어진다. 이건 곧 수십조원 규모의 기회비용 손실로 직결된다. 글로벌 빅테크는 파업 리스크가 있는 팹에 미래를 맡기지 않는다.
삼성의 해법은 임금을 단순히 더 올리는 것을 넘어 “현금을 나누는 회사에서, 성장을 나누는 회사”로 바뀌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면 연봉 50% 상한을 한 번에 없애기보다, 60~70%로 단계적 상향을 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대신 동시에 특정 초과이익 구간에 대해서만 추가 보너스를 주는 식의 ‘구간형 보너스’를 도입하면, 재무 부담을 통제하면서도 “이익이 늘면 보상이 같이 늘어난다”는 신호를 분명히 줄 수 있다. 노조에는 “판이 바뀌고 있다”는 변화를 보여주고, 주주에게는 “한 번에 뚜껑을 여는 것은 아니다”라는 안도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방식이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백미는 자신의 행성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뒤로 하고, 외계 생명체 록키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기수를 돌리는 그레이스의 선택이다.
노사 역시 지금은 서로의 생존 조건을 확인하고, 보상에 대한 ‘공통 언어(시스템)’를 찾아야 할 때다. 록키와 그레이스가 그랬듯, 서로를 향한 이해만이 이 ‘삼성전자 패러독스’라는 암흑의 우주를 탈출할 유일한 열쇠가 될 수 있다. ‘헤일메리’는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은, 그러나 마지막 희망을 건 패스다. 삼성전자가 지금 던져야 할 헤일메리는 세상에 충격을 주는 파업이 아닌, 초격차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성과 공유 공식을 먼저 제시하는 것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