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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라운지] 책임준공의무와 불가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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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25 06:05:05   폰트크기 변경      

책임준공형 사업장에서 시공사의 책임 없는 공사기간 연장 사유가 발생하여 준공기한 내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계약 당사자 간 다양한 법적 분쟁이 전개되고 있다.

주된 쟁점 중 하나는 공사지연 사유가 불가항력적인 경우인지에 대한 다툼에 있다. 계약내용에 불가항력에 관한 정의가 없는 대신 사례를 예시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관련 법령도 같아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8조 제2항과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제30조의2 제2호는 “천재ㆍ지변 등 불가항력”이라는 문구만 두었을 뿐이다.


다만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1항 제1호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공사기간의 연장 사유로 “태풍ㆍ홍수 등 악천후, 전쟁ㆍ사변, 지진, 화재, 전염병, 폭동, 그밖에 계약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태의 발생 등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여 불가항력의 사유를 ‘계약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태의 발생’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제17조 제1항 제2호는 불가항력의 사례를 확장하였는데 “태풍ㆍ홍수ㆍ폭염ㆍ한파ㆍ악천후ㆍ미세먼지발현ㆍ전쟁ㆍ사변ㆍ지진ㆍ전염병ㆍ폭동 등”으로 정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인 ‘아파트표준공급계약서’제5조 제5항은 매도인의 지체보상금이 면제되는 불가항력적인 사유에“갑(매도인)의 귀책사유 아닌 행정명령”을 포함시켰다.

결국 구체적 사안에서 공사기간 연장 사유가 불가항력적인 경우인지는 법원의 해석 및 판단에 맡겨져 있다. 책임준공이 건설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기업회생 신청이 계속되자 2025년 5월부터 시행된 금융투자협회 제정 ‘책임준공업무처리 모범규준’은 책임준공 연장사유로 ‘정부의 유권해석이 발표된 전쟁ㆍ사변ㆍ원자재 수급 불균형ㆍ전염병ㆍ근로시간 단축 등’과 ‘기상청 확인이 가능한 폭염ㆍ한파’까지 확대하고, 계약당사자가 협의를 통해 문화재ㆍ오염토 발견 역시 책임준공의 예외가 될 수 있도록 정하였다.

그런데 책임준공의무 위반이 쟁점이 된 다수 사건에서 하급심 법원의 동향은 구체적 사정을 면밀히 심리하지 아니하고 IMF 사태와 그로 인한 자재 수급의 차질을 불가항력이 아니라고 판시한 과거 대법원 판결의 판시 내용을 들어 시공사에게 불리하게 판단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법원은 2005다59475 판결에서, 주택공급사업자가 불가항력을 들어 지체상금 지급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입주지연 원인이 ‘그 사업자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하여 통상의 수단을 다하여도 이를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 책임준공의무의 면제사유가 되는 불가항력적인 경우인지에 대한 판단에서도 위 법리에 따라 시공사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하여 통상의 수단을 다하여도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인지 충실한 증거조사와 이를 기초로 합리적 판단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도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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