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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류재철 CEO가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서 2026년 전사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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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김창태 LG전자 CFO 부사장(단상 위 오른쪽)이 이날 주총 의장을 맡아 작년도 경영실적을 설명했다. 심화영기자 |
23일 정기 주주총회서 류재철 CEO 사내이사 선임…단독 대표이사로 책임경영 강화
로봇 핵심부품 ‘액추에이터’ B2B 사업 공식화…올해 안 양산 체제 구축
주주 “주가는 성적표” 쓴소리에 “고수익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기업가치 제고”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하 커넥트홀. 23일 오전 9시 열린 LG전자 제24기 주주총회장에는 51만명이 넘는 주주를 대표해 모인 투자자들의 시선이 신임 최고경영자(CEO) 류재철 사장에게 쏠렸다. 류 사장은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로봇의 관절인 액추에이터를 앞세운 피지컬AI 승부수를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류 사장은 “AI가 사업의 근간을 바꾸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전례 없는 변곡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성장의 밀도를 높일 결정적 기회”라는 표현으로 위기보다 기회를 강조하더니, 곧장 4대 축을 제시했다. 주력사업 초격차, B2B·플랫폼·D2X 고수익 사업, 미래 성장동력, AX(인공지능 전환)를 통한 일하는 방식 혁신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의 공기는 사실상 하나의 키워드로 수렴됐다. 바로 로봇이다. 류 사장은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피지컬AI로 무장한 홈로봇 ‘클로이드’를 필두로 제조·물류 현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로봇의 심장, ‘악시움’에 베팅…‘클로이드’로 여는 제로 레이버 홈
LG전자가 선택한 로봇 승부수의 한복판에는 ‘액추에이터’가 있다.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자, 실제 관절을 만들고 움직임을 구현하는 심장부다. LG전자는 이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는 B2B 부품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CES 2026’에서 공개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Axium)’이 그 출발점이다. 세탁기 DD(Direct Drive) 모터로 상징되는 가전 모터 기술과 연간 4500만대 수준의 양산 인프라를 그대로 끌어와, 로봇 관절 모듈로 재조립하겠다는 구상이다. 류 사장은 “올해 안에 양산 체제를 갖추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겠다”며 내년부터는 클로이드에 우선 적용한 뒤 외부 고객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회사 내부에선 액추에이터를 로봇의 ‘CPU’에 견줄 정도로 전략적으로 보고 있다. 단순 부품 판매가 아니라, 구동 성능·내구성·가격 경쟁력이 맞물린 토털 솔루션 포지셔닝으로 B2B 사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LG전자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로봇의 첫 무대는 집이다. CES에서 공개된 홈로봇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 휠 기반 하체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가사와 가전 제어를 동시에 맡는 ‘행동하는 AI 비서’를 지향한다. 스케줄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가사 작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안 곳곳의 가전을 알아서 제어하는 구조다.
류 사장은 클로이드를 “LG전자가 지향하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규정했다. 이미 AI 가전을 통해 축적한 생활환경 데이터와, 그룹 차원의 신소재·부품 역량을 엮어 ‘공간 전체를 조율하는 로봇’이 빅피처다. 그는 “내년에는 클로이드가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류 사장은 로봇 사업을 “혼자 다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액추에이터를 직접 쥐고 가겠지만, 완성 로봇과 서비스 단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드러냈다. 실제로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팩토리, AI홈 등에서 글로벌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플랫폼형 피지컬 AI’ 구도를 그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LG전자는 로봇이 투입될 제조·물류·가정 현장의 데이터를 미리 수집·학습시키는 ‘데이터 팩토리’ 투자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사람에겐 쉬운 일이 로봇에겐 어려울 수 있다”며, 다양한 테스트와 개념검증(PoC)을 거쳐 집중할 영역을 가려내겠다는 설명이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14년간 주식을 보유했다는 한 주주는 “LG전자의 현재 시가총액 순위는 40위권 이하”라며 “주가는 경영진의 성적표인데 책임을 통감하고 구체적인 주가 부양책을 제시하라”고 토로했다.
이에 경영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이는 한편, 주주환원 정책으로 화답했다. LG전자는 이날 배당금을 전년 대비 35% 늘리고(보통주 1350원), 분할 단주로 취득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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