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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등판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20여 개 주요 증권사는 일제히 RIA 계좌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투자자 유치전에 돌입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을 구축 중인 우리투자증권 등 2~3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일제히 RIA 서비스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RIA는 투자자가 지난해 12월23일 이전에 보유했던 해외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해당 계좌로 이체해 매도한 뒤 그 대금을 국내자산에 1년 이상 재투자하면 양도소득세(지방세 포함 22%)를 감면해 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담고 있다. 매도 시점에 따라 5월 말까지는 100%, 7월 말까지는 80%, 올해 연말까지는 50%의 공제율이 차등 적용된다.
계좌는 증권사별로 1개씩 개설할 수 있으나 납입 한도는 전 금융기관을 합산해 1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정부는 이번 양도세 감면 조치로 인해 약 3000억원 수준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RIA를 강행한 이유는 최근 1500원선을 돌파한 고환율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세수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해외자산을 매도한 달러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면 고환율 문제를 완화하는 거시적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제도의 맹점과 한계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가장 큰 문제는 꼼수 거래의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RIA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팔아 세금 혜택만 챙긴 뒤 그 돈을 배우자에게 넘겨 그 명의로 다시 해외주식을 사들이는 식이다. 아예 해외 증권사에 몰래 계좌를 파서 미국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우회 거래도 가능하다.
여기에 이번 양도세 감면 혜택이 올해 말까지만 적용되는 1년 한시적 조치라는 점에서 자금 유입의 지속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당장의 세금을 깎아주는 땜질식 유인책에 앞서 국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당시 국회 재정위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제도를 만들기 전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국내주식시장을 매력 있게 만들려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든다든지 주주환원정책을 정교하게 만든다든지 등이 우선이 돼서 국내주식시장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며 “서학개미가 일부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단기 투기성 자금이 들어왔다가 다시 빠져나가게 된다. 그만큼 지속 가능하지 않고 영속적이지 않은 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내시장에 투자할지 해외시장에 투자할지는 개인투자자의 자유에 달린 부분”이라며 “국내시장에만 투자해 온 사람은 오히려 역차별받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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