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발 고유가ㆍ고환율ㆍ고물가 지속
저성장 우려 및 가계부채 우려도 고려해야
금리 경로 설정은 최대 난제…인상 주장 고개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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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지명자(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의 통화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유가나 환율, 물가 뿐 아니라 경기와 가계부채,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있어 기준금리 결정에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 후보자가 지명되자마자 중동전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17.3원을 기록하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20일 기준 배럴당 112.19달러로 올라, 전주 대비 8.8%나 급등했다.
환율과 유가가 이처럼 동시에 상승하면 통화정책 운용은 극도로 제약을 받게 된다.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지만,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부담은 금리인상을 제한할 수 밖에 없어서다.
최근 미국 연준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는데, 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은 총재의 선택지는 더 좁아진 것이다.
신 후보자는 옥스퍼드대·런던정경대·프린스턴대 교수,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문위원, 국제통화기금(IMF) 상주학자 등을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다. BIS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을 다뤄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는 그를 ‘실용적 매파’ 성향으로 보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용적 매파라고 하면 금융안정도 충분히 고려할 것 같고 금리를 많이 낮추기보다는 환율이나 가계부채 같은 금융안정 문제를 함께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안정에 치중하면서도 금융안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통화정책은 단일 목표보다는 물가와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시건전성 감독을 중요시하는 분”이라며 “통화량을 줄이거나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동발 불안이 금융시장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단기적인 금융시장 안정과 환율 대응이 신 지명자의 첫 과제라고 꼽았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이 중요하고 환율 안정이 시급한 과제”라며 “채권금리 상승 등으로 금융 부실이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누적된 유동성과 가계부채 관리가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김 교수는 “늘어난 통화량을 어떻게 흡수할지가 중요한 과제”라며 “과잉 유동성 관리와 물가 안정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 역시 “가계부채는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달 이후 금리 결정은 최대 난제다. 경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엇갈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당장 올리기는 어렵다”며 “미국 금리 흐름을 보고 따라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을 1400원대로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올려야 한다”며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가 BIS 출신이라는 점에서 디지털자산 정책 기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BIS가 스테이블코인보다 중앙은행과 은행 중심의 디지털커런시 체계를 선호해 온 만큼, 관련 정책에서도 중앙은행 주도의 접근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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