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정유업계가 고환율, 석유 최고가격시행제, 검찰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 압박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1500원대를 넘나드는 환율로 원유 수입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가격 통제와 검찰의 강제 수사까지 겹쳐 최악의 경영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517.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9년(3월9일 종가 1549.0원) 금융위기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고환율이 곧바로 원가 폭등으로 이어져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연간 10억배럴 이상을 달러로 수입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달러당 환율이 10원만 올라도 10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게 업계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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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석 석유공사 사장이 지난 9일 울산 자영알뜰주유소를 방문해 석유제품 가격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석유공사 제공 |
정부가 고물가 잡기의 일환으로 시행중인 석유 최고가격제 역시 정유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휘발유ㆍ경유 가격에 상한선이 그어지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분을 국내 공급가에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도 최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가격 급등을 억제할 수 있으나, 중ㆍ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 및 공급 축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정부가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분기별로 정유사의 손실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해줄건지, 어떤 방식인지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라 업계에서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갑작스런 압수수색도 업계를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검찰이 전날부터 이틀째 ‘유가 담합’ 의혹을 받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와 대한석유협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가면서 경영 활동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담합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 등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국내 가격을 산정하고 있으며,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오피넷)에도 정유사 공급가를 매주 공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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