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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사진:AFP=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미국과 이란이 이번주 종전 문제를 논의하는 첫 대면 협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장기화로 ‘오일 쇼크’ 수준의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자 군사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양상이다.
로이터 통신은 2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특사, 제러드 쿠슈너 등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측과 종전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개전 이후 첫 공식 대면 협상이다.
현재 양측의 전황은 팽팽하다. 미국이 압도적 공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으로 맞서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일변도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그는 이란에 최후통첩을 제시하며 에너지 시설 공격을 경고했다가, 이후 “전쟁 해결을 위해 생산적 대화를 나눴다”며 공격 계획을 5일간 유예했다. 협상과 압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간접 접촉 사실은 인정했다. 이란 외무부는 우방국을 통해 미국의 협상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우라늄 농축, 탄도미사일 감축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 변화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도 협상 국면을 주시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군사 성과를 협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ㆍ이란 직접 대화가 자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악화된 경제상황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정치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정권 교체’까지 거론했던 목표에서 후퇴해 핵ㆍ미사일 제한을 조건으로 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흐름이다.
다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확전 가능성도 여전하다. 향후 수일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전쟁은 다시 급격히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시도하는 동시에 지상군 투입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해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제31해병원정대 2200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닷새 후로 연장한 ‘최후통첩’ 시한에 맞춰 미 중부사령부 관할 구역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제11해병원정대 2200여명도 3∼4주 후 중동에 도착한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국방부가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과 사단본부 인원 일부를 이란 작전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협상은 ‘연막작전’에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증파된 병력이 집결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에 나선 것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군이 82공수사단을 동원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18시간 안에 세계 어디든 전개할 수 있는 신속대응군(IRF)인 약 3000명의 여단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장악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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