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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실탄 100조 확보”…하반기 ADR 상장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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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25 17:07:07   폰트크기 변경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곽노정 사장, 제78기 주총서 ‘캐시 빌딩’ 전략 발표… “미래 성장을 위한 필승 보험”
영업이익 47조원 돌파에도 100조 확충 목표… ADR 상장·자사주 처분 두고 주주공방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라는 파격적인 재무 목표를 제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5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재무 체력을 확보해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2025년 영업이익 47조2000억원, 시가총액 700조원 돌파라는 역대급 성적표를 공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선점과 전 제품군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주주 일각에선 “영업이익을 수십조씩 내면서도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곽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체력을 길러야 할 때”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순현금 12조5000억원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AI 시대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투자(CAPEX) 확대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100조원 규모의 순현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이후 이어진 순부채 상태를 지난해 3분기 겨우 탈피한 만큼, 이제 본격적인 ‘캐시 빌딩(Cash Building)’ 단계로 진입하겠다는 선언이다.

◇쟁점① ADR 상장 추진…“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vs “지분 희석 우려”

이번 주총의 최대 화두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었다. 곽 사장은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 하반기 상장 목표를 공식화했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증권가는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밸류에이션(PER 5~6배)을 끌어올릴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편입 시 글로벌 ETF 자금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면 주주들은 신주 발행 방식에 따른 지분 희석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회사가 보유 자사주 2.1%(약 12조원)를 소각한 직후, 비슷한 규모인 10조~15조원 상당의 ADR 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자사주 소각 효과를 신주 발행으로 상쇄하는 것 아니냐”는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경영진은 “자본 확충과 주주 가치 제고 사이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와 시점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쟁점② 국민연금의 ‘레드카드’…자사주 활용, 이사 선임 반대

주주환원 정책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국민연금과의 충돌도 고조됐다. 지분 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및 우리사주제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정관 변경안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 대신 내부 보상 재원으로 전용하는 것은 공시 목적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정덕균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대해서도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정부 사업단 운영위원장 이력이 사외이사로서의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논리다. 회사 측은 “임직원 주식보상제도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필수 수단”이라며 방어에 나섰으나, 주주가치 보호를 요구하는 외부 투자자들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청주와 용인을 잇는 첨단 팹 라인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ADR 상장 흥행 여부와 효율적인 현금 관리가 AI 메모리 시장의 장기 주도권을 결정 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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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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