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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25일 3000억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발행한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해 조기 발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이란간의 충돌 등 중동 문제 등으로 산금채 금리가 지난 23일부터 1년만에 3%를 넘어서면서 보다 저렴할 때 발행하자는 판단이다.
다만 이번 발행이 채권시장에는 당분간 시장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채권 등 시장금리는 쉽게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산은은 이날 1년 만기의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3000억원을 연 3.04%의 고정금리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의 투자 승인이 완료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7500억원과 비상장기업인 리벨리온 2500억원 투자 등을 집행하기 위해서다. 단기채인 만큼 필요한 설비투자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이번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발행에 대해 자금지원 상황과 채권시장의 영향을 고려해 기간 및 금액을 분산 및 추가 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금융당국과 산은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한 자금 집행이 오는 9월부터 본격 진행, 다음달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채권 등 시장금리가 완만하게 하향할 것으로 전망해 이르면 5~6월께 첫 발행하자는 계획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었던 만큼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국내 채권시장도 WGBI 편입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 시장금리가 완만하게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동 문제가 터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미국과 이란간의 충돌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 등으로 시장은 올해 초 케빈 워시 쇼크 이후 가장 큰 변동성을 겪었다.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매파 성향인데 Fed 차기 의장으로 지목되면서 시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해 실망매물을 쏟아낸 바 있다. 그래도 채권시장은 큰 변동을 겪지 않았다. 산금채 1년물 금리는 케빈워시 쇼크 당일인 지난 2월2일 기준 2.948%로 꾸준히 3% 이하 수준을 유지해왔다. 케빈워시 쇼크가 진정될 무렵에는 산금채 금리가 2.8%대로 돌아오기도 했다.
중동 문제는 케빈워시 쇼크와 달랐다. 시장금리는 오일값 상승세에 연동해 계속 상승 기조를 유지, 산금채 금리도 지난 23일 3.069%로 3%선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3.042%를 기록, 25일에는 3.025%를 나타내며 3% 이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산은은 일단 그나마 금리가 저렴할 때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발행하자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중동문제 장기화로 인해 오일값이 변동하며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는 만큼 금리가 3%일 때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발행하자는 것이다. 향후 금리 상황을 고려해 만기도 단기인 1년으로 책정했다. 국고채 5년물 등 중장기 금리가 3.7% 이상을 넘어서고 있어 중장기채권으로 발행하는 것은 보다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은 국가채무보증한도 15조원 이내에서 발행된다. 산금채이면서도 국가보증이 포함된 만큼 안전한 채권이다. 이같은 채권이 계획보다 조기에 발행됐다는 점 자체가 채권시장에는 시장금리 상승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로 풀이될 수 있다. 이미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목되면서 국내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상실한 상태다.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의 이번 발행도 시장에는 금리인하를 기대하지 말라는 재확인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이 3.04%로 발행,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투입되는 선순위대출 금리 연 4%초반대 대비 1%포인트(p)의 마진을 남길 전망이다. 다만 국민성장펀드의 수익률을 맞추려면 산은의 이차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성장펀드의 마중물인 첨단전략산업기금이 3.04%로 발행하면서 연 4%초반대의 대출을 실행하기 때문에 마진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민성장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발행할 것"이라며 "대내외적인 환경 등을 고려해 이번 발행이 추진됐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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