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불가항력 선언
이번엔 가스 생산시설 손상 명분
불가항력 조건 충족 여부엔 “계약조건 등 협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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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라스라판 LNG 생산 시설./ 연합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20%를 공급하는 카타르가 4월 이후에도 한국에 물량을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지난 5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을 이유로 3월분 LNG 물량 공급에 대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는데, 이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로이터통신ㆍ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한국과 이탈리아ㆍ벨기에ㆍ중국 등 4개국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8∼19일 이란의 라스라판 LNG 생산설비 공격 때문이다. 카타르는 이 공격으로 LNG 생산 설비 2곳과 가스액화연료(GTL) 1곳에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계약당사자인 한국가스공사는 아직 ‘카타르에너지’로부터 불가항력에 대한 직접적인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다. 카타르에너지는 라스라판 공격 이전인 지난 5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자, 3월분 LNG 물량 공급이 어렵다는 점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구매자에게 처음으로 통보한 바 있다. 4월까지는 시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조만간 구체적인 불가항력 사유와 기간 등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통해 “(카타르 불가항력 선언은) 예상했던 범주 내에 있었다”며 “이미 올해 (수입) 물량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고, 3∼5년간 들어오지 않더라고 대체 도입선이나 트레이더 물량이 있어 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카타르가 각 상대국에 장기계약 물량을 공급하지 않으면 현물시장의 LNG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국내에선 전기요금 등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LNG 현물시장은 전쟁 개시(2월27일) 전 대비 2배 이상 가격이 뛴 상태다.
양 실장은 “(LNG 수입) 가격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가스발전 요금은 SMP(전력도매가격)에 영향을 주고, 이는 전력요금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름 이후엔 도시가스를 통한 난방 요금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와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타르가 4월 이후 물량에 대해서도 불가항력을 선언할 경우 가스공사 등 주요 계약자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LNG 장기계약에 대한 불가항력 선언 조건은 개별 계약에 따라 다르고, 공급자가 불가피한 상황을 명확하게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타르 LNG 시설은 14개 생산라인 중 2곳 정도가 파괴됐다. 전체 생산능력 중에선 17% 정도만 타격을 입은 상태다. 이를 불가항력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상세한 법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가스업계 관계자는 “LNG 장기계약에 있어 불가항력은 굉장히 중대하고 민감한 이슈다.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끝이 아니라 명확한 불가피성 증명과 상대국의 검증이 필요하다”며 “이번 카타르의 상황은 글로벌 가스시장의 계약 체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다. 각국에서도 상세한 법적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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