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정비 톡] 공공재개발에 눈독들이는 대형사… 왜?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4-01 05:04:06   폰트크기 변경      
진행 = 한형용 도시정비팀장

LH 서울 7곳 중 6곳 대형사 수주

PF 부담 줄고 공사비 현실화 영향

수도권 3.5만 가구 물량도 상당

1군 건설사 참여로 가치상승 효과

경쟁 약화에 중견사 소외 우려도



[편집자 주] 대한경제 도시정비팀이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의 목소리를 대담 형식으로 전하는 ‘정비 톡(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의 언어로 말하다)’를 연재합니다. 조합, 건설사, 금융, 법률, 행정 등 정비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를 대담으로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한형용 = 요즘 LH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현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예전엔 민간 정비사업에 밀려서 대형사들이 별로 관심 안 가졌잖아요.

이종무 = 맞습니다. LH가 올 1월 기준으로 서울 공공재개발 사업지 12곳 중 7곳에서 시공사 선정이 완료됐다고 밝혔는데, 7곳 중 6곳을 대형사들이 가져갔어요. 거여새마을은 삼성물산ㆍGS건설 컨소시엄, 장위9구역은 DL이앤씨ㆍ현대건설, 전농9구역은 현대엔지니어링, 신월7동2구역은 한화ㆍ호반건설 컨소시엄까지…. 라인업만 보면 민간 재건축 수주전 못지않아요.

한 = 공공재개발이 처음 도입됐을 때는 시공사들 반응이 시큰둥했는데, 이렇게 바뀐 이유가 있을까요.

이 = 앞으로 LH가 추진할 공공재개발 사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공사비가 3.3㎡당 800만∼900만원선까지 현실화된 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시공사 입장에서도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민간 재개발에선 수주전에서 이기려고 시공사가 조합에 사업비를 대여해주고 보증도 서잖아요. PF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죠. 공공재개발은 LH가 인허가부터 사업관리까지 총괄하니까 그 부담이 적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선 ‘공사에만 집중’하면 되는 구조예요.

한 = 건설사들의 공공재개발 수주 채비 현황은 어떤가요

이 =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공공 정비사업 전담 조직인 민관합동사업소를 신설했고, DL이앤씨도 공공사업소를 공식화하며 마포 공덕역 인근에 사무실까지 열었어요. 포스코이앤씨도 전담팀 신설을 추진 중이고요. 공공 정비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조직부터 갖추는 거죠.

한 = 앞으로 물량이 얼마나 예정됐나요.

이 = 물량도 상당합니다. LH는 현재 수도권 20개 구역, 3만5000가구를 추진 중인 데다 추가 사업지도 많습니다. 거기다 9ㆍ7 대책으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한시 상향해줬으니 사업성도 올라갔죠. 공사 규모가 커지면 수주 실적도 커지는 거고요.

한 = 이쯤되니 주민들 반응도 궁금하네요

이 = 그게 또 중요한 포인트예요. 공공재개발은 보상 방식 자체가 달라요. 감정평가를 실거래 기준으로 적용하다 보니 현금 보상 수준이 민간 재개발과 다르지 않다는 게 LH의 설명입니다. 주민들이 감정평가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는 잡음이 확 줄어든다는 평가도 있어요. 잘못된 인식 중 하나가 ‘나라에서 집이나 땅을 뺏어간다’는 것인데, 사실이 아닌 셈이죠. 마감재나 설계 변경도 협의가 가능하고, 단지 브랜드 명도 주민들이 정할 수 있습니다. 공공 시행으로 인허가와 같은 사업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고, 1군 건설사의 참여로 아파트 가치 상승 효과도 더해진 구조예요.

한 = 경쟁이 없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고,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죠.

이 = 대형사들이 민간 수주전처럼 출혈 경쟁 없이 물량을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어요. 자칫 경쟁 없이 공사 물량을 확보하는 황금알 또는 나눠먹기처럼 비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대형사들도 사업성을 분석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됩니다. 2년 전부터 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팀으로 발전시킨 A기업이 그나마 사업성을 제대로 분석하고 있다 보니, 다른 기업들이 눈치보기식으로 따라가는 형국이에요. 업계에서는 수주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양극화도 문제로 꼽힙니다. 대형사 진출이 늘수록 중견사들의 설 자리는 줄어드는 구조거든요. 대형사 쏠림이 심화되면 ‘공공재개발이 수익구조가 꽤 좋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올 수 있고요.

한 = 시장이 커질수록 그 시선은 더 따가워지겠죠. 또 공공재개발이 도심 주택 공급의 진짜 대안으로 자리잡으려면, 대형사와 중견사가 함께 숨쉴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LH가 놓치지 말아야 할 숙제일 것 같습니다.


한형용ㆍ이종무 기자 je8da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부동산부
한형용 기자
je8da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