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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 여파로 지자체 기술형입찰이 설계심의에 차질을 빚고 있죠?
백=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인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 6공구 건설공사’가 대표적입니다. 통상 기술형입찰은 입찰 마감 후 1∼2주 안에 설계심의 일정이 잡히는데, 이 공사는 한 달이 지나도록 사전설명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요. 이는 지난달 27일 개정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때문으로,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구성을 기존 250명에서 300명으로 늘리는 동시에 설계 적격 여부를 심사할 때 참여 인원의 3분의 1 범위내에서 다른 시ㆍ도나 발주청, 국토교통부의 심의위원을 의무적으로 위촉해야 합니다. 중앙심의위원 규모도 600명에서 800명으로 늘었죠. 제도 취지는 공정성과 전문성 강화에 있지만, 유예기간 없이 곧바로 시행해 일선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엿보입니다.
김= 그 이유는 늘어난 위원들에 대한 청렴교육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새로 추가된 위원들을 곧바로 심의에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죠. 마음이 다급해진 일부 지자체에서는 다른 시ㆍ도에 심의위원 교류를 요청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도 설계심의를 맡을 분야별 위원 풀이 제한적이라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다른 건축분야 기술형입찰도 같은 이유로 심의가 지연되고요. 업계에서는 시행령 개정 후 제도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 심의 일정이 1∼2개월 가량 늦어지는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제도를 개편한 취지에는 공감합니다만, 일선 현장에서 초기 혼선을 줄일 수 있도록 당국이 보다 촘촘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오늘 발주 예정인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방식의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 도로건설공사(1~5공구)’ 얘기로 화제를 바꿔 보죠. 앞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따른 지역의무공동도급(40%) 기준과 맞물려 입찰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는데, 조달청이 나름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네요.
백= 강원권역 구간인 5공구가 가장 시끄러웠는데요. 입찰 요건 변화 없이는 시공능력평가액(이하 시평액) 한도와 건설안전배점제 등을 충족하는 지역사가 극소수에 그친다는 우려가 컸어요. 이는 지난 2024년 건설안전배점제 시범특례사업으로 추진된 ‘국도42호선 정선 임계∼동해 신흥 도로건설공사’ 때문이죠. 당시 이 공사는 지역사 의무비율이 49%였는데 지역경제 기여도(0.6점) 가점을 배제하면서 시평액 한도 등 별다른 실적 완화 없이 발주해 볼멘소리가 컸죠. 종심제 세부심사 기준에 따른 공사수행능력 만점사가 2곳에 불과했으니까요. 총 9개사가 입찰에 나섰는데, 나머지 7개사는 혹시나 만점사가 실수로 탈락하길 바라며 참가했는데 예상대로 만점사가 수주해 들러리나 다름 없었죠.
김= 이번 제2경춘국도 5공구도 마찬가지 상황인데 조달청의 행보는 그 때와 달랐어요. 지역경제 기여도 가점을 반영하고, 시평액 한도를 완화하기로 가닥을 잡았죠. 해당 구간 교량실적에 대한 만점계수도 낮추고요. 나머지 경기권역 1~4공구도 지역경제 기여도 가점은 물론, 일부 공구 실적 만점계수를 완화했어요. 다만 시평액 한도는 건드리지 않았죠. 조달청은 공구별 13개사 이상 입찰을 기준점으로 삼았는데, 1~4공구는 시평액 한도 완화 없이도 가능하다고 판단한거죠.
백= 일각에서는 이 기준을 보다 높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보여요. 적정 경쟁성에 대한 판단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입찰 요건의 조정폭이 달라지니까요. 조달청은 제2경춘국도의 적정 경쟁성을 최소 13개로 본 것인데, 국가철도공단과 한국도로공사 대비 제한적이란 지적이 나와요. 이들 기관은 최소 20~30개사가 입찰을 볼 수 있도록 입찰 요건을 검토한다는 거죠. 조달청은 고난이도 공사라 시평액마저 완화하면 너무 많은 건설사가 들어와 안전과 품질 확보가 어렵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요.
채= 과거 조달청은 이런 경우 10개사 이상을 기준점으로 잡았는데 요즘에는 조금 늘었군요. 이는 당사자별로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닌데 요즘 조기 발주 실종으로 입찰난이 심해 그런 아쉬움이 많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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