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권시장 안정화 효과 미미…한은, 금리 인상 가능성
미국ㆍ유럽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대한경제=권해석ㆍ김봉정 기자]최근 채권금리 상승의 배경은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다. 국제유가는 이미 전쟁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2.14달러로 지난달 27일(71.24달러)보다 71%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브랜트유는 55% 정도 오른 배럴당 112.57달러, 서부택사스산유는 48% 오른 99.6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 국제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가 상승은 화폐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가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요구하면서 채권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쟁의 조기 종식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안을 계속 연기하면서 전쟁 종료의 권한이 미국이 아니라 이란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금리 인상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려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유동성 축소로 증시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채권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6일 총 5조원 규모의 국고채 바이백(조기상환) 계획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국채 순상환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런 정부의 채권 시장 안정화 의지에도 당장의 효과는 크지 않다. 지난 2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서 동결이나 인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시장 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당장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망을 연내 동결에서 ‘7월 인상’으로 변경했다.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알린 뒤 5월에 인상 소수 의견을 공개하고 7월에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상의 명분은 쌓여가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고,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물가 상승은 필연적”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긴축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과 오는 6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3.50~3.75%)에서 동결될 가능성은 72.4%로 가장 높게 반영된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24.6%로 반영됐다. 연초 인하 기대가 우세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연내 동결과 함께 인상 가능성까지 동시에 반영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두 달 이상 지속될 경우 미국과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실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석ㆍ김봉정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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