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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중동 전쟁이 이번주 확전이냐 종전이냐를 가를 중대기로에 놓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합의’에 대한 자신감을 재차 피력하는 동시에 압도적 전력을 기반으로 한 석유 등 ‘에너지 확보’ 야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반면 강경파를 주축으로 한 이란 지도부는 미군의 지상전 개시를 대비한 ‘결사항전’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나섰다. 미국 현지에서는 지상전으로의 확전 여부와 방식을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한 비판과 우려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란)은 우리 계획에 동의하고 있다. 우리는 15가지 사항을 요구했고, 몇 가지 사항을 더 요구할 것”이라며 “그들은 대부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 왜 안그러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30일 오전 미국에 공급되는 석유를 선적한 유조선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이것이 협상에 대한 이란의 ‘진지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는 “나는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을 원한다”며 “그들은 아무런 방어책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군사 행동’을 통해 에너지와 인프라 ‘점령’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협상을 강조한 인터뷰 내용과는 완전히 상반된 입장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이란 해군사령관인 샤 흐람 이라니 소장은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여겨지는 오만만은 이란 이슬람공화국 해군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고 재확인하며 “미국 항공모함이 사정권 내로 들어올 경우 즉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일간지 카이한은 전직 국회의원 이브라힘 카르하네이의 기고문을 통해 종전을 위한 ‘9개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카르하네이는 전직 의원이지만 이란내 강경파 핵심인물이며 카이한은 지도부의 입장을 대변해 온 매체라는 점에서 사실상 우회적으로 정부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9개항 모두 트럼프가 수용 불가능한 조건들로 전향적 협상에 나서겠다는 신호이기보다는 미국의 15개 요구안에 대응하는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중동지역 미군 병력 철수와 기지 폐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이란이 통행료 징수 △유엔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무도 해제 △이란 동력 자산 즉시 반환 등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권고’다.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을 근거로 NPT에서 탈퇴하고 이란의 국익이 보장될 때만 복귀할 수 있음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이집트 인디펜던트는 “이란 의회 등 관련 기관들이 NPT 탈퇴를 긴급 검토하고 있다”며 “NPT에 잔류할 이유가 없다는 최종 결론이 점차 도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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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전쟁 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 언론들은 지상전이 개시될 경우 이란 원유 수출 비중의 90%를 차지하는 하르그섬 점령이 최우선 목표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선 이란의 ‘천혜의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7개 섬에 대한 통제권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CNN은 “고고도 항공기에서 낙하산으로 하르그섬에 강하하는 방법도 있으나 해상 수송에 비해 장비 운반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미국이 지상군 작전을 펴기 위해서는 이들 섬에 주둔 중인 이란군 진지를 반드시 먼저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발 더 나가 트럼프가 지상군 투입을 통해 약 1000파운드(405㎏)의 우라늄을 회수하기 위한 복합적인 군사임무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작전이 실행될 경우 며칠 혹은 그 이상 이란 영토 내 머물며 적진 한가운데서 고위험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재를 자임한 파키스탄 등 주변국들의 외교 노력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파키스탄과 튀르키예ㆍ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4자 회담을 열고 중재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파키스탄은 협상의 원활한 진행을 돕도록 이란과 미국이 모두 파키스탄에 신뢰를 표명해 매우 기쁘다”며 “며칠 안에 양측의 의미 있는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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