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ㆍ재무악화에 납품지연 잇따라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이탈로 자금조달 무산
411억 유상증자 전면 철회
계약이행ㆍ하자보증 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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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경영난에 빠진 다원시스의 정상화 시나리오가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의 이탈로 사실상 무산됐다. 회사가 법정관리 수순을 밟아 공제조합이 떠안은 1조원대 보증 리스크도 본격 부각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지난 1월21일 결정한 41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전면 철회했다. 애초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하 공제조합)을 대상으로 신주 1908만1718주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납입 의사를 접은 것이다.
앞서 공제조합 측은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기업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수를 검토해왔다. 실제 양측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는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전제로 한 지배구조 재편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변하며 인수 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지난 25일 다원시스에 대해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들어 매매거래를 정지하면서다. 2025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서 감사인이 감사범위 제한과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통보한 데 따른 조치다.
다원시스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도 잇따르고 있다.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 중단, 각종 소송, 공급계약 해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이 대표적이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024년 3015억원에서 1121억원으로 60% 이상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6억원 흑자에서 1207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19억원에서 1969억원 순손실로 급락했다. 재무건전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다원시스의 자본총계는 5156억원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결손금은 8467억원에 달한다.
공제조합 관계자는 유증 철회 배경과 관련해 “양해각서상 매출ㆍ자산ㆍ자본의 급격한 변동이나 감사의견 거절, 거래정지 등 사유가 발생할 경우 MOU를 해지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며 “최근 일련의 상황이 매매 의사 철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영 위기에 직면한 다원시스는 지난 30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수원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신청했다.
업계의 시선은 공제조합이 떠안고 있는 보증 부담으로 쏠리고 있다. 공제조합의 다원시스 관련 계약이행 및 하자이행보증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556억원에 이른다.
다원시스가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할 경우 공제조합은 보증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납품 지연과 계약 해지 사례가 잇따르며 보증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다원시스는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발주 사업에서 납품 지연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포스코이앤씨와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급계약도 같은 사유로 해지된 바 있다.
특히 발주처의 보증금 청구가 본격화될 경우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 통상 공제조합은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대위변제에 나선 뒤 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다만 다원시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구상권 회수는 법원의 절차와 변제계획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실질 회수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회생 신청이 기각되거나 절차가 폐지돼 파산 수순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채권 회수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측은 향후 법원의 판단과 개별 사업장의 계약 해지 여부를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조절할 방침이다. 공제조합 관계자는 “보증대급금 지급 여부와 규모는 발주처의 계약 해지 사유 충족 여부와 청구 범위, 개별 사업장의 기성률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향후 회생 또는 파산 결정 등 절차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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