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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본사.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시가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총괄하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매입처장에 시 본청 소속 간부를 전격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관내 극심한 전·월세 시장 불안을 해소할 방법 중 하나인 ‘매입임대사업’ 정상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주택실 소속 이승준 전 주거환경개선과장은 지난 30일 SH 매입처장으로 첫 출근을 마쳤다. 이 신임 매입처장은 서울시에서 정비사업이 어려운 노후·저층 주거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휴먼타운 2.0' 사업의 실무 총괄을 맡았던 인물이다. 또 빈집 매입 활용 사업과 도시재생사업 등을 두루 거친 실무 전문가로 통한다. 정책을 수립하는 시 본청 소속 과장을 산하기관의 실무 집행 책임자로 파견하는 것은 이례적인 조치다.
이런 파격 인사의 이면엔 서울시의 강력한 ‘공급 정상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청 출신 과장이 SH 매입처장으로 파견되면서, 우선 시청과 SH 간 소모적인 의견 조율 과정을 최소화해 즉각적인 실행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매입임대주택 사업과 관련한 ‘핫라인’이 개통된 셈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매입 단가 갈등이나 규제 문제를 서울시 주택실과 즉각 소통하며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의 특혜 의혹 제기와 ‘고가 매입’ 논란으로 위축된 SH 조직을 시 본청 차원에서 다독여 완벽한 ‘원팀(One-Team)’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 논리에 입각한 공급 정상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 서울시의 기조는 확고하다. 과거 매입 단가 상한을 과감히 폐지하고 제도의 경직성을 풀어 ‘현실적 보상’을 통한 공급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순히 예산을 아끼기 위해 시장 가격을 외면하는 대신, 민간 사업자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이다.
시의회 역시 시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광민 서울시의원은 시의회 임시회에서 “매입임대주택은 무조건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합당한 감정가로 적정하게 매입해야 정책이 정상적으로 굴러간다”며 서울시의 기조를 옹호했다.
매입임대주택 사업은 신혼부부 출산 장려와 더불어 청년 및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해, 공공이 양호한 주택을 사들여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주거복지 제도다.
지난해 서울시는 기축 및 신축 매입 목표 5,135호 중 5,082호를 매입하며 목표 대비 99%의 실적을 달성했고, 국비 집행률은 100%를 기록했다. 시는 올해 총 3697호의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며 관련 국비 편성도 완료한 상태다. 나아가 국토교통부 방문과 공급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 등을 통해 올해 목표 달성은 물론, 추가적인 매입 물량 확보도 적극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매입임대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정부의 각종 규제 여파로 임대 가능한 주택 물량이 극심하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과거 10년 평균 4만 1000호씩 공급되던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은 올해 2만7000호, 내년에는 1만7000호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민간이 짓는 비아파트를 사전에 약정해 공공이 사들이거나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매입임대사업은, 대규모 택지개발이나 정비사업에 비해 행정 절차와 건설 기간이 짧아 도심 내에 즉각적인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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