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수정 기자] 건설업계의 리스크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주택 미분양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재무적 위험요인이 주된 변수로 꼽혀왔지만, 최근에는 노동생산성 감소와 안전규제 강화가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직면한 구조적 위험은 단순한 경기 변동이나 자금조달 환경을 넘어 산업 전반의 체질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노동생산성 저하와 안전 관련 규제 강화는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압박하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장기화하는 건설업의 생산성 정체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건설업은 공정 복잡도는 높아지는 반면 인력 고령화 및 숙련공 부족과 현장 운영 비효율 등이 겹치면서 단위 인력당 생산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공사비 상승 국면에서 원가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안전 강화 등 규제는 건설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봤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확대되면서 건설사들의 안전관리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안전사고 발생 시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지다는 분석이다. 공사 중단, 평판 훼손, 수주 제한 등 수주경쟁력과 사업안정성이 단번에 훼손될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의 재무 중심 리스크 관리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거에는 건설사들이 PF 익스포저 관리나 유동성 확보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현장 운영 효율성과 안전관리 수준이 기업의 신용도와 직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기술 기반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활용해 공정 관리 효율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해법으로는 스마트건설기술을 통한 디지털 전환(DX)을 꼽았다. BIM(빌딩정보모델)ㆍAI(인공지능)ㆍIoT(사물인터넷)ㆍ드론ㆍ로봇 등을 적극 활용하면 생산성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건설사의 경쟁력은 수주 규모가 아닌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공사를 수행하느냐에 달렸다”며 “저생산성과 고규제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 전반의 수익성은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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