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행정수도 특별법 국토위 문턱서 제동…지선 앞 정치 셈법에 표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4-05 17:12:01   폰트크기 변경      

법안소위 안건 중 후순위로 밀려 심사도 못 해
7일 법안소위 재개 거론 속 재상정ㆍ우선순위 조정이 최대 변수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소위 위원들이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 


[대한경제=조성아 기자]행정수도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안건 후순위에 배치되면서 처리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여야가 모두 ‘행정수도 완성’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실제 입법 단계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기대와 수도권 여론, 개헌 논란까지 맞물리며 정치권이 명시적 찬반 대신 사실상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토위 법안소위에는 모두 65건의 안건이 올랐는데, 행정수도 특별법 관련 5건은 61∼65번째 순번에 배정됐다. 이날 소위는 일부 안건만 처리한 채 산회했고, 행정수도 특별법 5건은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다음 회의로 넘어갔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소위에서 첫 실질 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순번 자체가 뒤로 밀리면서 사실상 자동 연기된 셈이다.

계류 중인 법안들은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시하고,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추가적인 중앙행정기관 이전 등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역 정치권과 세종시는 이를 “행정수도 완성의 법적 토대”로 보고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법안이 여러 건 병합 심사 대상으로 묶여 있는 데다 우선순위에서도 밀리면서 입법 동력이 끊기는 모습이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의사일정 문제처럼 보이지만, 더 복합적인 배경이 이유로 거론된다. 행정수도 문제는 충청권에서는 상징성이 큰 의제이지만, 수도권에서는 행정 비효율과 재정 부담, 추가 이전에 대한 반발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 여기에 ‘세종=행정수도’ 명문화가 과거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판단과 맞물려 개헌 논의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보다는 실제 심사단계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충청권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국토위 소속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순번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최민호 세종시장도 국회를 찾아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앞서 세종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첫 심사 문턱조차 넘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식 상정” 아니냐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다음 법안소위 일정이 최대 분수령이다. 여야는 국토위 법안소위를 매주 1회 정도 열고, 오는 7일께 다시 논의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다음 회의에서도 행정수도 특별법의 순번이 그대로 뒤에 머물면 처리 불발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재상정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건 우선순위를 실제로 끌어올릴 정치적 결단이 있느냐다.

행정수도 특별법은 여야가 원론적으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각자 감당해야 할 정치적 비용 앞에서는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대표적 현안이 됐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충청권 표심을 의식한 메시지는 더 강해질 수 있지만, 수도권 부담과 개헌 논란을 함께 떠안아야 하는 현실은 오히려 입법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행정수도 특별법이 7일 재논의에서 실질 심사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한 번 ‘후순위 표류’를 반복할지가 정치권의 진정성을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아 기자 jsa@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조성아 기자
jsa@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