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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의 모빌리티 오디세이]⑫ 한국Ⅰ: 추격자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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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06 10:31:46   폰트크기 변경      

로드맵ㆍM.AX ㆍK-자율주행 협력 모델…정책 지원 총동원
흩어진 정책 하나로 묶고 광주ㆍ화성에 자율차 265대 투입


2025년 11월 기준 국내에서 실증ㆍR&D 용도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132대다. 누적 주행거리는 약 1306만㎞. 웨이모나 바이두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의 약 12분의 1 수준이다. 2019년 세계 최초로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안전기준을 만들고 전국 55개 시범운행지구를 깔았지만, E2E(센서 인식부터 차량 제어까지 AI가 일괄 처리하는 방식) 기술과 대규모 무인 서비스라는 글로벌 흐름 앞에서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정부도 2025년 11월 ‘자율주행차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이러한 격차를 인정했다. 소규모 시범운행지구로는 인공지능(AI) 학습에 필수적인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고,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지원도 부족했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2026년을 기점으로 정책 기조를 대폭 수정하기 시작했다.

◆정책과 실행

전환의 구조는 ‘정책’과 ‘실행’ 두 축으로 읽어야 한다.

정책의 축은 2026년 2월 발표된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이다. 그간 흩어져 있던 자율주행 관련 정책들, 즉 ‘자율주행차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얼라이언스,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방안’,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을 하나의 체계로 묶었다. 2027년까지 레벨4(정해진 영역 안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 상용화 기반 완성, 2030년까지 모빌리티 산업에서 10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이 목표다.


표: 필자 제공

이전 로드맵과 달리 목표를 뒷받침할 실행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연구개발(R&D) 전략이 눈에 띈다. 부처별로 쪼개졌던 R&D를 기술개발, 데이터 수집, AI 학습이 맞물려 돌아가는 체계로 재편했다. 국토교통부가 레벨4 상용화 핵심기술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자율주행 AI 파운데이션 모델 원천기술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차량용 AI 가속기 반도체와 초고속 통신 반도체를 각각 맡는다.

서비스 제도화도 빠뜨릴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관제ㆍ대여ㆍ중개ㆍ관리 등 자율주행 전반을 관장하는 서비스 사업 제도화를 2028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영국의 ASDE(자율주행 기능 작동 시 법적 책임을 지는 주체)나 NUiC Operator(무인 차량의 원격 모니터링 감독 주체)와 같은 구체적인 제도적 논의는 향후 대규모 실증 사업 진행상황 및 기술 상황에 맞춰 개발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실행의 축은 광주와 화성이다. 광주에 자율주행차 200대, 화성 AI 자율주행 허브에 65대를 동시 투입한다. 광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우한처럼 한 도시 안에서 도심과 외곽, 교외를 모두 실증할 수 있는 풀스케일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접근은 독일의 함부르크를 필두로 다른 도시로 복제하기 위한 블루프린트 전략과 유사하다.

두 축의 접점에 있는 것이 ‘K-자율주행 협력모델’이다. 정책 축에서 나온 E2E AIㆍ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플랫폼 개발 성과와, 실행 축에서 확보한 대규모 실증 데이터를 결합해 차량ㆍ보험ㆍ데이터ㆍ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한국형 자율주행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표: 필자 제공

◆M.AX 얼라이언스와 E2E 양산 전략

정책 축에서 주목되는 건 M.AX 얼라이언스다. 2025년 9월 산업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출범한 이 범국가적 협력체에 현대차, HL만도, 현대모비스, LG전자 등 1300개 이상 기관이 참여한다.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목표는 2028년까지 SDV 표준 플랫폼 공급, 2030년까지 E2E 자율주행 양산이다.

SDV 표준 플랫폼이란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표준화된 차량 플랫폼이다. 개별 기업이 차량 제어 시스템을 독자 구축하는 부담을 줄이고, 공통 인터페이스 위에서 서비스를 개발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제조 강국인 한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주도권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AI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산도 뒷받침한다. 2026년 산업부 AI 예산은 1조1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배로 늘었다. SDV 양산 플랫폼에 190억원, AI가속기ㆍAP 개발에 290억원, E2E 자율주행 개발에 270억원 등 총 750억원이 2028년까지 투입된다. 500억원 규모의 미래차 산업기술혁신펀드 조성과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활용도 예정됐다.

M.AX 얼라이언스는 주요 관련 기업들의 협업을 통해 ‘기술 검증ㆍ데이터 공유ㆍ플랫폼 보급’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8년 SDV 표준 플랫폼 공급이라는 목표는 현대차ㆍ기아와 국내 부품사들 간의 긴밀한 기술 이전과 표준화 작업을 전제로 한다. 참여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지식재산권 배분, 공동 개발 성과의 분배 등 협력 구조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 정책의 실행 무대인 광주 200대 대규모 실증도시와 화성 AI 자율주행 허브, 그리고 ‘K-자율주행 협력모델’이 실제로 어떻게 설계됐는지를 살펴본다.


현대차 레벨4 자율주행 기술 이미지./사진: 현대차 제공


■ 모빌리티 오디세이

세계는 그야말로 로보택시 전쟁터다. 〈대한경제〉가 창간 62주년을 맞아 국내 대표 자율주행 전문가인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이사와 함께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독일, 영국, 두바이, 그리고 한국까지 — 7개국의 전략을 심층 해부하고, 한국이 ‘글로벌 자율주행 3대 강국’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포티투닷,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에서 자율주행 R&D와 정책 수립을 경험했다. 저서로 《잡킬러》, 《이동의 미래》, 《포스트 모빌리티》 등이 있다.

※본 기고는 퓨처링크의 공식 입장이 아닌 필자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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