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에서 신탁사의 책임을 제한하는 이른바 ‘책임한정특약’은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돼 반드시 수분양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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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오피스텔 수분양자 A씨가 코람코자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금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경남 창원시의 한 오피스텔 공급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차례로 지급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오피스텔 시행사ㆍ시공사와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시행사ㆍ분양자 지위를 물려받은 상태였다.
문제는 시공사의 자금난으로 2019년 12월로 예정됐던 오피스텔 입주가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입주 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초과해 입주가 지연된 경우 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계약서 내용을 근거로 2020년 4월 계약 해제와 함께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신탁사가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공급계약상의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도 신탁재산 및 신탁계약의 업무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는 책임한정특약을 근거로 이를 거부하자 A씨는 소송에 나섰다.
재판 과정에서는 책임한정특약이 약관법상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약관법 제3조 3항은 ‘사업자는 약관에 정해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ㆍ2심은 모두 “피고가 원고에게 책임한정특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준공 지연과 이에 따른 입주 지연은 신탁사 측의 귀책사유에 해당돼 A씨에게 약정해제권이 발생했고, 결국 신탁사에 위약금 지급 의무가 있다는 게 1ㆍ2심의 판단이었다.
신탁사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책임한정특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관법상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채권을 갖고 있는 수분양자에 대해 신탁재산은 물론 수탁자의 고유재산으로도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책임한정특약은 수탁자의 채무의 이행책임을 신탁재산의 한도 내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수분양자가 공급계약의 체결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책임한정특약이 신탁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거래 경험이 평생에 몇 번 되지 않고 관리형 토지신탁 등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도 않은 수분양자의 입장에서 별도의 설명 없이도 책임한정특약의 존재ㆍ내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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