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소송 대응 조합 맞춤형 자문
공사비 증액ㆍ시공사 교체 등 늘면서
초기 계약 검토부터 분쟁 예방까지
“로펌비용 가장 싼 보험” 인식 확산
전담 조직 강화…정비 전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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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경제 DB |
[편집자 주] 대한경제 도시정비팀이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의 목소리를 대담 형식으로 전하는 ‘정비 톡(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의 언어로 말하다)’를 연재합니다. 이번주 주제는 로펌들의 도시정비시장 진출 이유입니다. 이승윤 정치사회부 법조팀장과 함께 3인 대담으로 진행했습니다.
[대한경제=한형용ㆍ이승윤ㆍ이종무 기자] 한형용=요즘 대형 로펌들이 도시정비 분야 역량 강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어요. 시장 분위기가 어떤가요.
이종무=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대형 로펌들이 시공사 중심의 분쟁 대응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제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관점에서 분쟁 예방부터 해결까지 정비사업 전 과정에 대한 통합적인 설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어요.
이승윤=법조계에서도 이 흐름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시정비는 건설 분쟁의 한 갈래 정도로 취급됐는데, 이제는 독립된 전문 영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대형 로펌들이 앞다퉈 전담 조직을 꾸리는 것 자체가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신호입니다.
한=대형 로펌들이 도시정비 분야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이종무=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업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데다, 최근에는 공사비 증액과 시공자 변경, 조합 내부 갈등 관련 분쟁이 늘면서 이에 대한 자문과 대응도 중요해졌다”고 말했어요. 정비사업 자체가 건설, 행정, 민사, 금융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이 뒤엉키는 구조인 데다, 분쟁 건수도 꾸준히 늘면서 대형 로펌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셈이죠.
이승윤=분쟁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 것도 중요한 배경입니다. 예전엔 사업이 끝난 뒤 사후 정산 다툼이 많았다면, 요즘은 시공사 교체나 조합 집행부 해임처럼 사업 진행 도중에 분쟁이 터지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법원 다툼이 사업의 한복판으로 들어오다 보니 수임 기간도 길어지고, 로펌 입장에서는 수임 규모 자체가 커진 겁니다.
한= 로펌들의 역할이 단순 분쟁 대응을 넘어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거군요.
이종무=그렇습니다. 대형 로펌들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각종 법률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자문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어요. 절차상 작은 하자나 분쟁 하나가 전체 사업의 지연과 금융비용 증가, 공사비 상승 등 연쇄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승윤=공사도급계약서 조항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나중에 수십억원대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합이 계약 협상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 없이 시공사와 마주 앉는 건 정보 비대칭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구도예요. 로펌 비용을 보험료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이유입니다.
한=그렇다면 로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조직을 꾸리고 있나요.
이승윤= 대형 로펌들은 대부분 건설ㆍ부동산그룹 아래 도시정비 분야 전문팀을 두고 있어요. 법무법인 광장의 ‘정비사업 원스톱 팀’, 법무법인 화우의 ‘도시정비분쟁연구센터’가 특화 전문 조직을 별도로 가동하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은 도시개발ㆍ정비사업팀을, 법무법인 바른도 재건축ㆍ재개발팀을 별도로 두고 있고요.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해 건설부동산분쟁그룹의 ‘도시정비 PG(Project Group) 활성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한=특히 주목받는 곳이 있다면요.
이승윤=법무법인 지평이 기존 로펌들과는 다른 창의적인 방식으로 법적 문제를 풀어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로 불리는 정원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고요. 법무법인 현은 다른 대형 로펌들이 M&A나 금융 등 기업법무에 주력할 때 일찌감치 도시정비 분야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현장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곳입니다. 지금은 ‘정비업계의 김앤장’이라고 불릴 정도죠. 두 곳 모두 <대한경제 대한도시정비포럼> 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는 로펌이기도 합니다.
한=조합 입장에서도 체감이 되나요.
이종무=현장에서 조합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우리가 너무 몰랐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 경험이 조합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시공사가 대형 로펌을 내세우면 조합도 이에 맞대응하는 분위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겁니다.
한=결국 사업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를 곁에 두는 것이 가장 값싼 보험이라는 얘기네요.
한형용ㆍ이승윤ㆍ이종무 기자 je8day@ㆍleesy@ㆍ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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