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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열렸다” 산업계 안도…2주 시한부, 남은 숙제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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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08 15:39:48   폰트크기 변경      
국제유가 90달러선으로 진정세…석화ㆍ반도체 등 물류ㆍ공급망 복구 ‘관건’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자 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겼던 국제유가도 즉각 90달러선으로 떨어지며 진정세에 들어섰다.

셧다운 상태였던 석유화학과 나프타 간접 영향권이었던 반도체ㆍ자동차 등 산업계는 2주 내 물류ㆍ공급망 정상화가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원이 촬영한 중동 사태 현장. /사진: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9시10분에 전장 대비 15.56% 급락한 배럴당 95.37달러,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4.63% 내린 93.28달러를 나타냈다. WTI와 브렌트 선물 가격이 장중 기준으로 10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한달 넘게 극도의 긴장 속에 버텨온 정유ㆍ석화ㆍ해운ㆍ조선ㆍ항공 등 산업계는 “파국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2주 임시 개방이라는 불확실성 불씨는 그대로 남은 상태다.

일단 중동사태 직격타를 맞았던 정유ㆍ석화업계는 원료 수급 불안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유조선 운항 재개와 물량 도착까지는 최소 1~2개월이 걸리겠지만, 당장에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전체의 69%에 달하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다. 호르무즈 봉쇄 기간 나프타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주요 NCC 가동률은 기존 80% 수준에서 60% 이하로 떨어졌다. 여천NCC는 나프타 공급 차질로 일부 제품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안정세를 찾더라도 원재료 가격을 제품가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수익성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ㆍ해운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조선업의 경우 에너지 수송 노선 다변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LNG선ㆍ유조선 등 선박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해운업은 묶였던 선박이 한꺼번에 풀려나오면서 해상운임이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항공유 가격 인상 압박을 받아왔던 항공업계는 연료비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2~4주 정도의 시차가 있겠지만 6월 유류할증료가 인하 등 여름휴가 성수기 대응이 가능해졌다.

방위산업은 호재가 계속될 전망이다. 휴전으로 지정학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더라도 방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작년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D&A, KAI 등 방산 7개사의 수주 합산 잔고만 113조3340억원에 달하며, 증권가에서도 방산 업종 강세가 단기 테마주를 넘어 중장기 성장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ㆍ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의 경우 아직 현장에서 위기라고 체감할 정도는 아녔지만, 에너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공장 가동 차질 가능성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한국 제조업 평균 생산비가 11.8%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산업계는 ‘4월 보릿고개’를 각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사실상 2주 유예됐을 뿐이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물류ㆍ공급망 정상화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주 뒤가 더 걱정”이라며 “나프타 수급 안정, 고유가 충격 흡수 등 당면 과제가 한꺼번에 쌓여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더라도 한국 선박이 즉각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73명이 갇혀 있는데, 국내 정유사와 관련된 유조선 7척이 대기중이다. 여기에는 원유 약 1400만배럴이 실려 있다.

산업통상부, 외교부, 해양수산부는 “통항 가능 여부를 확인중”이라며 “우리 유조선의 신속하고 안전한 통항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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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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