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현행 근로기준법 기준 기본 원칙 명확화
실제 근로시간 따른 연장수당 미지급 시 ‘임금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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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김하나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사업자와 근로자가 정액급ㆍ정액수당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연장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에 해당한다는 지침이 나왔다. 또 현장에서 활용되는 ‘고정OT(연장근로수당 정액 약정)’ 경우도 실제 근로시간과 약정액의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9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포괄임금 관련 공식 지도지침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침에 따르면 사용자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또한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을 산정ㆍ지급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이 제시됐다.
정액급 약정처럼 기본급과 수당 등을 구분하지 않거나, 정액수당처럼 연장ㆍ야간ㆍ휴일 수당 구분없이 임금을 산정하면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통상 포괄임금으로 불리는 정액급ㆍ정액수당ㆍ고정OT를 체결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차액분을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에 해당한다는 게 노동부 해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지도지침은 현행 근로기준법과 그동안의 판례를 반영해 현장에서 명확한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포괄임금 관련 신고가 접수된 사업장은 ‘오남용 의심사업장’으로 관리하고, 지방노동관서의 수시감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임금체불이 확인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괄임금 문제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뒤, 원칙적 금지 조치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포괄임금제가 악용돼 노동착취 수단이 되고 있다”며 “법 개정이 어려우면 지침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바 있다.
사실 포괄임금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다. 명확한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경우 등에 한해 포괄임금 약정을 맺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만이 존재한다. 다만 판례를 근거로 사용자가 근로시간 기록ㆍ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추가 수당을 제공하지 않는 쪽으로 오남용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는 포괄임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9개나 발의되어 있다. 노동부의 지도지침은 법 개정 전까지 현장의 오남용을 바로잡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업종ㆍ업태가 있다는 점이다. 향후 법 개정을 통해 일괄적으로 포괄임금 약정을 금지할 경우 현장의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면 사업장별 간주시간제도나 근로시간 계산 특례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영업을 위한 저녁자리나 출장 등 근로시간에 대한 판단이 불분명한 영역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엄격한 요건하에 포괄임금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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