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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데드라인 직전 ‘2주 휴전’ 합의…‘완전 종식’까진 험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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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08 15:55:31   폰트크기 변경      
파키스탄ㆍ중국 중재 결정적…호르무즈, 이란 핵, 불가침 등 이견 상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이 8일 중동 전쟁 발발 39일 만에 ‘2주 휴전’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협상 마감 시한(현지시간 7일 오후 8시ㆍ한국시간 8일 오전 9시)을 1시간30분가량 앞두고 이뤄진 극적 타결이다.

양측 간 중재를 주도한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레바논을 포함한 (중동) 모든 지역에서 즉각적 휴전에 합의했다”며 “이는 (8일 오전 9시를 기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선언했다.

데드라인 막판까지 ‘이란 문명 소멸’ 등 섬뜩한 언사를 주고받으며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분위기가 급반전을 맞을 수 있었던 데는 파키스탄의 필사적인 외교 노력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초강경’ 태세를 고수하면서도 내심 퇴로를 찾던 양측에게 출구를 열어줌으로써 휴전을 위한 명분을 만들 수 있었다는 평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동의하는 조건하에 2주 동안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며 이번 합의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원수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와 함께 이란의 주요 동맹인 중국이 막판 개입해 이란에 유연성을 발휘해 긴장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극적인 휴전에 국제사회와 시장은 일제히 안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휴전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석유 유입의 8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했던 아시아에서 그간 심각해졌던 위기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우여곡절 끝에 전쟁은 ‘일시정지’했지만 ‘완전한 종식’을 위한 장애물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란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개시 전부터 양측은 이번 휴전이 자신들의 ‘승리’라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여론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쟁점은 ‘10개 항’으로 대표되는 종전 요구안들이다. 트럼프는 휴전 선언과 함께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10개 조항의 제안을 받았으며, 이것이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거의 모든 사항에 대해 미국과 이란은 합의에 도달했으나, 2주간의 기간을 두면 합의를 최종 확정하고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란 국가안보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이란이 승리했다”며 “미국이 이란의 10개 항목 평화안을 모두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공격 금지 보장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 유지 △경제적 손실에 대한 배상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사실상 합의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 뉴스와 원/달러 환율,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이란과 달리 미 정부는 요구안의 구체적 내용과 수용한 사안들을 당장 밝히진 않았다. 이와 관련, 향후 호르무즈 해협 통제 방식과 핵물질 사용 문제 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란은 이번 전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경제를 ‘인질’로 삼을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렛대 삼아 완전한 종전과 상호 불가침 약속, 평화적 핵 이용 권리와 미사일 개발 권리 보장 등 핵심 요구 사항들을 관철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로서도 이번 전쟁의 명분이자 승리 목표로 내세운 이란의 완전한 (핵)무장 해제와 글로벌 에너지ㆍ물류 패권이 달려 있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양측 간 종전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더라도 글로벌 시장과 국제 정세에 미치는 후유증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영국 BBC는 “이번 합의 발표로 트럼프는 가장 시급한 목표를 확보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는 상황”이라면서 “미국과 이란은 향후 2주간 협상을 진행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시간을 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설령 2주간 휴전이 영구적 평화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이란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가 미국을 바라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했을 수 있다”면서 “한때 세계 안정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나라가 이제는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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