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미국-이란 2주 휴전] 폭풍전야 호르무즈 ‘열렸다 닫혔다’…정유ㆍ석화ㆍ항공ㆍ해운 불안 증폭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4-09 15:19:46   폰트크기 변경      
유조선 4척ㆍ원유 1400만배럴 발묶여…산업계 정상화 골든타임 놓칠까 우려

원유 수급 정상화 난항ㆍ나프타 재고 바닥

고항공ㆍ해운 연료비 폭증…손실 눈덩이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산업계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국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일시적으로 바닷길이 열리는가 싶더니, 이란이 다시 통제를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공급망 정상화를 기대했던 산업계는 자칫 골든타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우리 선박은 26척 중 한국행 유조선은 4척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는 원유 1400만배럴이 실려있다.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290만배럴) 4.8일분에 해당한다.

한국해운협회,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달 27일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중동전쟁 대응 해운기업 긴급 간담회’를 공동 개최하고 있다. /사진: 해운협회 제공

문제는 우리 선박이 제때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전날 미-이란 휴전 합의 이후 해협 통항이 재개되는 듯 했으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하루 통과 선박 수를 10여척 정도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재 해협 안쪽에는 선박 2000여척이 묶여 있는데, 단순 계산으로 만약 하루 10척씩 통과한다면 200일이 소요된다. 모두 빠져나오는데만 6~7개월이 걸린다.

원유 수입의 70% 정도를 중동에 의존하는 정유업계는 하루만에 근심이 깊어졌다. SK이노베이션ㆍGS칼텍스ㆍ에쓰오일ㆍHD현대오일뱅크 등 4사의 경우 중동사태 직후 각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제 유가 동향을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해왔다.

정유업계는 사태가 길어질수록 원유 수급 및 공장 운영의 완전한 정상화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지금 당장 해협이 열리더라도 국내 도착까지 3주정도가 걸리고, 그다음 최소 3개월은 지나야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봤다.

시간이 가장 촉박한건 석화업계다. 어제만해도 나프타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각사마다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나프타 수입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다. 지난 8일 나프타 일본 수입가(C&F) 기준 톤당 1197달러로, 전쟁 전인 2월27일 652달러보다 83.6%나 뛰었다. 이미 LG화학 여수 NCC 2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 여수공장도 멈췄다. 여천NCC 공장 가동률은 80%대에서 60%대로 떨어졌다.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석화업계의 연쇄 셧다운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항공ㆍ해운업계 역시 상당 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항공사는 영업비용의 3분의 1을, 해운사는 절반 가까이를 연료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져 고유가로 인한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 연료 공급 및 가격 정상화, 운임 안정, 중동 노선 일정 재조정 등에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때마다 연간 3050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국제선 유류할증료마저 한달새 최대 3배까지 인상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항공권 구매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태라 여행 수요 감소도 우려된다.

HMM의 경우 해협 안쪽에 벌크선 2척, 유조선 2척, 컨테이너선 1척이 정박중이다. 해운협회 기준 전쟁위험보험료가 1100% 폭등하는 등 선박 억류에 따른 손실은 하루 143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운항 차질에 따른 화주와의 계약 분쟁ㆍ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항공업에서 난 손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란이 통행료 지불, 항로, 통항 방식 등을 통제하고 있어 2주안에 모든 선박이 빠져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근우 기자 gw89@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이근우 기자
gw89@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