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고의ㆍ중과실에 의한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없어
![]()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두나무가 금융당국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9일 두나무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제기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건의 쟁점은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소홀히 했는지 여부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규제당국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전송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두나무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막기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 지침도 없이 사후 결과만을 근거로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처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두나무의 자체 대응조치가 사후적으로 그 결과가 미흡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중과실에 의한 의무 불이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FIU는 지난해 2월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하면서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했다며 업비트 가입 고객의 가상자산 외부전송을 제한하는 영업 일부정지 3개월을 부과했다. 2022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00만원 미만 출고 거래 가운데 사후에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로 확인된 4만4948건이 제재 근거였다.
그러나 당시 100만원 이상 거래와 달리 100만원 미만에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구체적 기준이 없었다. 두나무는 이 공백 구간에서 고객 확약서 징구와 외부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통해 자체적으로 거래를 걸러왔다.
미신고 사업자로 확인된 지갑주소는 자동 차단됐지만, 해당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거래는 허용됐고 이 중 일부가 사후에 문제 거래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런 경위를 감안해 두나무가 나름의 조치를 취한 이상 영업정지 처분의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업비트는 규제 공백이 있던 시기에도 고객확인제도(KYC)와 트래블룰을 비교적 강하게 적용해 온 거래소”라며 “법원도 이런 부분을 일정 부분 감안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이슈 역시 당시 제도 환경에서 요구된 통제 수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