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휴전 합의 직후인 8일(현지시간)“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합작사업(JV)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해 통행량 증가 지원과 막대한 수익 창출을 언급하며 안보를 수익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의중을 숨기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첫 대면 협상을 앞두고 이 아이디어가 휴전 2주간 논의 의제임을 시사했다. 심지어 이란이 재건 비용 충당을 위해 통행료를 암호화폐로 받기 시작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트럼프 발언 진의는 협상을 지켜봐야겠지만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그는 한번 결심하면 참모들 만류에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전쟁도 합참의장의 호르무즈 봉쇄 우려에도 네타냐후 제안에 넘어가 감행했다가 예상밖 저항으로 낭패를 본 셈이다. 국내 비판 여론 무마를 위해서도 확실한 전리품을 내놓아야 할 처지다.
상황에 따라 번복되는 그의 화법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되는 게 우리 현실이다. 호르무즈 통행료 공동 수익 모델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제 ‘항행의 자유’ 시대는 저물고, 전후 복구 자금을 명분으로 한 바다 유료 통행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 공동 수익 모델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의 수익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해상 물류의 비용 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뀔 개연성이 있다. 에너지와 물류비 폭등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책 강구가 시급한 이유다. 정부는 협상 추이를 실시간 주시하며 경제의 핵심 동맥이 막히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체 공급망 개척으로 호르무즈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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