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중동 리스크로 물가·성장·환율 불확실성이 동시에 확대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7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총재의 임기 마지막 회의에서도 통화정책은 방향 전환보다 대외 변수 점검에 무게가 실렸다.
10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 이후 7회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압력과 성장의 하방압력이 동시에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향후 중동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경제에는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에는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장기화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확산될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 시점에서는 중동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번 결정은 단순히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전개와 파급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방향을 판단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란 사태가 종결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씀드릴 것 같다”면서도 “2주 뒤 상황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에너지 인프라 파괴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에는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과 관련해선 수급 요인 변화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작년 11~12월에는 달러 대비 원화가 더 크게 절하됐는데, 개인 투자자의 해외투자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며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환율 변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주식 매도 규모가 478억달러로 작년 연간 규모(70억달러)의 약 7배에 달한다”며 “중동 사태와 함께 외국인 매도세가 현재 환율을 움직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상수지 흑자가 커 외화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라며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환율이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환율 수준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을 1200원, 1400원, 1500원 같은 절대 수준으로 과거와 비교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달러 인덱스(DXY) 대비 얼마나 절하·절상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거시경제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중반 1400원대까지 상승한 것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다른 나라 통화와 함께 움직인 것”이라며 “이를 우리나라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기 마지막 회의를 마친 소회도 밝혔다.
이 총재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기대도 많고 발걸음은 아주 가볍다”면서도 “환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후임자에게 넘기면 ‘일을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가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어 “서학개미 발언은 제 말이 아닌데 제 말처럼 보도된 부분이 있어 아쉽다”며 “그 당시 11월, 12월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자본 유출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 다시 하라고 해도 아마 얘기는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 평가에 대해서는 “조기 인하에 실기했다는 비판도 있고 금리를 너무 안 올려 환율이 이렇게 됐다는 비난도 있어 양쪽이 균형”이라며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 후임으로 지목된 신현송 총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열린다. 신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총 82억410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화자산이다. 배우자는 미국, 자녀는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