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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찬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생3본부장 |
필자의 회사도 기존 TF팀을 사업단으로 승격하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해외 사례 조사와 파트너십 구축 등 쉼 없이 달려왔으나, 전국 최초 민간도심복합사업 시행예정자로서 지자체와 사전협의, 혁신지구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설계를 진행하며 새로운 제도가 뿌리내리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음을 절감했다.
현재 각 지자체는 조례 제정 이후 구체적인 운영 기준과 시행 규칙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다. 제도 도입 초기의 정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의 혼란도 커진다.
혼란의 진원지는 명확하다. 일부 PM사들이 ‘용적률 700%, 공공기여 미반영’ 등 현실과 동떨어진 사업계획을 주민에게 제시하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조례는 만들어졌지만 구체적인 운영 기준과 시행 규칙은 아직 구축 중이다. 이 공백을 과장된 약속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민관이 함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공유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준주거지역 종상향과 용적률 700%는 당연히 주어지는 기본값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지자체의 도시기본계획 및 관련 조례와의 정합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도시 맥락에 맞는 명확한 명분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초고밀도 개발사업으로 닭장아파트라는 오명을 탈피하기 위해 인동거리, 일조권 등 주거 환경을 위한 법적 기준을 준수하면서 최대 용적률을 확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50층 이상의 초고층 계획은 최근의 공사비 상승과 공기증가 등으로 인한 금융 비용 부담을 고려할 때 모든 입지에서 정답이 될 수는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신사옥(GBC) 설계를 현실적인 사업성을 고려해 변경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심복합개발의 성패는 공공기여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에 달려 있다. 시행자는 이를 단순한 비용으로, 행정청은 관리해야 할 부담으로 여기기보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앵커 시설’을 함께 만드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토지·건축물 기부채납이라는 하드웨어를 넘어 민간의 창의적 운영 노하우를 공공기여로 인정하는 제도적 유연성이 발휘될 때 도시의 활력은 더욱 살아난다. 혁신지구와 연접한 노후 공공시설이나 유휴지까지 공공기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면, 그 효과는 단일 점(點)을 넘어 지역 전체(面)로 확산될 것이다.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의 성공은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행정의 제도적 뒷받침과 민간의 전문성이 신뢰를 바탕으로 결합할 때, 비로소 도심복합개발은 도시 경쟁력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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