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대응 혼합재 비율 높여야”
“품질저하 우려…신중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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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서용원 기자]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대체원료(혼합재)의 비율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대체원료 비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체원료 비율 상향은 곧 콘크리트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포틀랜드 시멘트 KS(KS L 5021)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포틀랜드 시멘트는 국내 전체 시멘트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범용재로, 클링커에 고로슬래그, 포졸란, 플라이애시 중 하나와 석회석 미분말 등 대체원료를 혼합해 만든다.
현행 포틀랜드 시멘트 KS는 대체원료 비율을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만큼 클링커를 대량 투입해야 하는데, 문제는 클링커를 만들려면 생산설비인 소성로를 1400℃ 이상 가열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이 대량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시멘트산업은 국내 전체 NOx 배출량의 34%를 차지하며, 단일 산업군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여기에 정부의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따라 시멘트업체들은 2018년 대비 NOx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61%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별도의 저감 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이 있지만, 시멘트산업 전체적으로 3조원 규모의 설치비와 연간 수십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해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 시멘트업체들이 대체원료 사용량을 늘려 친환경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선진국에서도 국내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유럽은 폐콘크리트, 실리카흄 등 총 10종의 대체원료를 허용하고 있으며, 비율도 최대 36%까지 인정하고 있다. 미국 역시 대체원료 비중을 15%까지 허용하고 있다.
시멘트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럽, 미국 등은 대체원료 비중을 확대해 친환경 전환을 이뤘다”며 “국내도 비율을 15%까지 높이고, 장기적으로 20%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레미콘업체 사이에선 대체원료 비율 상향을 놓고 신중론이 나온다. 단순한 기준 완화는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국내는 연간 온ㆍ습도 변화가 큰 데다 장마, 폭설 등 변수가 많아 유럽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최근 건축물 안전사고 이후 콘크리트 품질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졌다”며 “현장 품질 문제에 대한 책임이 레미콘으로 집중되는 만큼 시멘트 생산기준 변화는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멘트 대체원료 비율 조정에 앞서 기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진만 공주대 그린스마트건축학과 교수는 “유럽, 미국 등이 대체원료 비율을 높이면서도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한 결과”라며 “대체원료 비율 확대에 앞서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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