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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마라톤 협상에도 끝내 결렬…“핵ㆍ호르무즈 이견 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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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2 17:20:57   폰트크기 변경      
美, ‘완전한 비핵화’ 요구…이란은 ‘항복 종용’ 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밴스 미국 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이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하며 결렬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핵물질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이 계속되는 모양새라 종료 시한(21일)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휴전기간 내 합의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 대표단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11일부터 12일까지 마라톤은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 없이 회담이 결렬됐다.

미국 대표단은 핵 포기에 대한 이란의 명시적 약속이 없었다며 추가 협상 없이 곧장 미국으로 발을 돌렸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2일 오전 6시30분(현지시간ㆍ한국시간 오전 10시30분)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귀환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전날부터 이란과 21시간 동안 협상하며 이란에 미국의 ‘레드라인’을 매우 명확하게 밝혔으나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밴스는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신속하게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시적 약속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미국 대통령의 핵심 목표이고 우리가 협상에서 얻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10여차례 통화했다고도 밝히며, 최종 결렬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고이자 최종인 제안을 제시했고 이란이 수용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이란에 수용을 압박하고 2분만에 회견을 마쳤다. 이후 30여분 뒤 미국행 전용기에 탑승했다.

반대로 이란 측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몇 개 사항들에 대해 상호 이해에 도달했으나 2∼3개 주요 사항에 대해 이견이 있었으며 그 결과 합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이 서로를 불신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한차례 협상으로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자연스러웠다며 “이란, 파키스탄, 지역 내 우리의 다른 친구들(친이란 세력들) 사이의 접촉과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대변하는 타스님통신은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한 후 “이란은 급할 것이 없다”며 협상 합의가 없으면 호르무즈해협의 현 상황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타스님은 “이란 대표단은 약 21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다양한 정치, 군사, 그리고 평화적인 핵기술 분야들에 걸쳐 (이란) 인민의 권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미국의 과도한 요구들을 무산시켰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진행 중이던 11일(현지시간) 미 마이애미에서 열린 UFC 대회를 참관하고 있다. / AP통신=연합

협상 후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이란의 비핵화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현격한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이 결렬의 주된 배경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고농축 우라늄 전량의 대미 반출을 통한 ‘현재 핵’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제한함으로써 ‘미래 핵’ 내지 ‘핵무기 잠재력’까지 억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잇따른 공습에 ‘핵무기가 없었기에 당했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져, 핵무기 개발의 잠재력까지 포기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항복 종용’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이에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사용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란이 봉쇄해온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미국은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최종합의가 타결된 후에야 해협을 개방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호르무즈 봉쇄를 대미 핵심 지렛대로 삼고 있는 이란으로선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순간 이번 전쟁과 협상의 주도권을 미국에 넘기게 되는 것은 물론, 최대의 협상카드를 상실하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미국은 자국을 비롯한 국제 경제 상황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해제를 이번 협상의 가장 시급한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협상 당일 미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기뢰 제거 준비에 나선 것은 미국 입장에선 이란에 대한 압박책일 수 있었지만, 이란으로서는 오히려 미국의 ‘초조함’을 읽었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한편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양측의 ‘노딜’ 선언 후에도 “평화를 위한 ‘긍정적 정신’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며 “양측 모두 휴전 약속을 반드시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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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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