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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같은 종합건설인데 다른 판단…사용자성 기준 정립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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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2 21:29:59   폰트크기 변경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최근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하청노조와의 교섭 당사자로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반면 전남지노위는 중흥토건ㆍ중흥건설에 대해서는 같은 취지의 신청을 기각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종합건설사를 둘러싼 사용자성 판단이 정반대로 갈린 것이다. 건설산업은 업체ㆍ현장마다 유사한 중층 하도급 구조를 가진 만큼 이번 판단이 건설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동일 업종, 유사한 하도급 구조 속에서도 결론이 달라지며 건설업계 전반에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사용자성 판단 기준의 불명확성이다. 현행 제도는 ‘실질적ㆍ구체적 지배ㆍ결정’이라는 추상적 기준에 의존하고 있어 사건별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포스코 사례에서는 안전ㆍ공정 관리 권한이 인정된 반면 중흥 심의에서는 장비 운용의 독립성이 강조되며 다른 결론이 도출됐다. 같은 산업 구조 안에서도 판단이 엇갈리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건설업은 제조업과 달리 다단계 하도급과 프로젝트 단위 운영이라는 특수성을 지닌다. 원청이 공정을 총괄하면서도 개별 작업은 전문업체와 장비업체가 수행하는 구조 속에서 지배력의 경계는 본질적으로 유동적이다. 그럼에도 일률적 법리로 접근할 경우 ‘쪼개기 교섭’과 같은 부작용과 함께 현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우려가 크다. 이미 다수 원청이 복수 노조와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별 사건에 맡겨진 해석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기준이다. 산업안전, 작업지휘, 설비 소유ㆍ관리 등 핵심 요소별로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건설업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법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확장’보다 ‘정교화’가 우선이다. 사용자성 판단의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노사 모두에게 부담만 키우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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